목성의 영, 경, 위성간 식 같은 여러 현상이 일어나는 날이라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음에도 촬영을 했습니다.
시상은 처음에는 중간 정도였지만 중간중간 변화가 심한 편이었고, 촬영 후반에는 초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습니다. 새벽 3시 무렵에는 다시 평소 정도로 회복되긴 했지만 노트북 전원이 고갈되어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사진은 밤 12시 30분 부렵부터 새벽 2시 30분 무렵까지 두 시간 정도를 담았습니다. 촬영 중에 구름이 지나며 밝기가 어두워지기도 했고, 특히 1시 30분부터 2시 10분 무렵까지는 구름이 완전히 목성을 덮어 버려 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망원경은 C6을 썼습니다. AZ-GTi에 올리기에는 약간 큰 기종이지만, 보기 드문 현상이 일어나는지라, 구경이 가장 큰 망원경으로 골랐습니다. 시상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 분해능이 C5보다 뛰어나서, 구경 값은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성이 충 무렵으로 지구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덕에 가니메데 표면도 구경의 한계 내에서는 잡혔습니다.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시상이 아쉬운 날이었습니다.
개별 사진 4장과 전체 과정을 담은 동영상 1장을 게시합니다.
- 촬영 일시: (목성) 2021. 8. 8. 00:09 KST
- 촬영 장소: 서울 양천구
- 망원경: Celestron C6 XLT
- 보정렌즈: 이프랑티스 2배 바로우렌즈
- 가대: AZ-GTi 경위대
- 가이드경/가이드 카메라: 없음
- 카메라: ZWO ASI224MC
- 필터: 없음
- 촬영노출: (목성) 20ms 노출로 90초 영상 촬영 후 합성(상위 50%)
- 소프트웨어: ASICap, AutoStackkert 3, Photoshop, AstraImage, PIPP
8월 16일 00시 32분. 목성 표면에는 2개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습니다. 위성은 4개가 전부 찍혔습니다. 목성 왼쪽의 밝은 점이 유로파, 오른쪽 안쪽의 어두운 점이 칼리스토, 오른쪽 밖의 밝은 점이 이오입니다. 가니메데는 목성 앞쪽에 있는데 표면 밝기가 서로 비슷해 구분이 잘 되지 않습니다. 목성에 있는 두 개의 그림자 중 왼쪽의 작은 그림자 오른쪽 아래에 얼룩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이것이 가니메데입니다. 가니메데의 오른쪽 위에 있는 어두운 부분이 주로 보입니다.
8월 16일 01시 13분. 이오는 목성 뒤로 넘어가서 보이지 않고 칼리스토는 목성 밖으로 나왔습니다. 유로파와 가니메데는 목성의 가운데에 가까워졌습니다. 배경이 밝아진 덕에 가니메데는 무늬가 잘 드러납니다. 가장 눈의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인 오른쪽 위의 어두운 부분은 분명하게 보입니다. 유로파는 목성 표면과 밝기가 비슷한 까닭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니메데 왼쪽 바로 옆에 흐릿하게 밝은 점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유로파입니다.
8월 16일 01시 36분. 유로파는 이제 가니메데에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목성에 드리운 그림자는 여전히 두 개입니다. 가니메데 표면의 무늬는 이 사진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목성이 충 근처에 있을 때에는 소구경 망원경으로도 위성의 특징을 잡아낼 수 있습니다.
8월 16일 02시 19분. 여전히 가니메데는 잘 보입니다. 가니메데 오른쪽에 있는 작은 까만 점은 유로파에 드리워진 가니메데의 그림자입니다. 유로파 본체는 목성 표면과 밝기가 비슷해 잘 보이지 않지만, 유로파에 드리운 그림자는 어둡기 때문에 이렇게 까만 점처럼 보입니다. 목성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눈사람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입니다.
전체 과정을 담은 동영상입니다. 영상에는 유로파가 가니메데에 가려지는 모습, 가니메데의 그림자에 가렸졌다가 복귀되는 모습이 조금 더 잘 드러납니다. 촬영 중 시상이 일정하지 않았던 탓에 선명도는 사진마다 다릅니다. 구름에 가려진 시점은 건너 뛰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