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새로운 장비로 달 지도 3종을 들였습니다.
Virtual Moon Atlas 같은 전자 지도를 써도 되지만, 야외 관측지에서 전자 지도를 쓰기 어려울 수도 있고, 한 번에 넓고도 자세하게 보기엔 아무래도 아직은 인쇄물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까닭에 종이 지도도 따로 마련하면 좋습니다.
이번에 들인 지도는 3종류의 달 지도입니다.
셋 모두 Sky & Telescope 사에서 펴낸 지도이고, 단순한 순으로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1. Sky & Telescope's Moon Map
2. Sky & Telescope's Field Map of the Moon
3. Atlas of the moon
달 지도 3종
자세함의 단계별로 나눈다면, 6등급 성도 - 8등급 성도 - 10등급 성도에 이유할 수 있는 세트입니다.
흔히 쓰는 성도로 비유하자면, 6등급 성도(노턴 성도나 캠브리지 6등급 성도) - Sky Atlas - Uranometria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Sky & Telescope's Moon Map
이 지도는 A4 용지 정도 크기의 리플렛 느낌이 나는 지도입니다.
상당히 여러 버전으로 발행이 되는데, 방향은 정립상 버전(이번에 리뷰한 것), 상하좌우가 바뀐 버전(망원경으로 쓰기 쉽게 만든 것) 두 종류로, 재질은 일반 종이 버전(이번에 리뷰한 것)과 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비닐 코팅을 한 버전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전체 4종류로 나오므로 필요에 따라 고르시면 됩니다.
지도는 아주 단순합니다. 반으로 접어서 다니도록 만들었는데, 표지를 펼치면 왼쪽에는 지형의 이름이, 오른쪽에는 그림자가 들어간 달의 전체 모습이 나옵니다. 제일 뒷면에는 지형을 찾기 쉽게 알파벳 순으로 색인이 있고요.
펼치면 나오는 모습
이 지도에 표시된 지역은 운석공, 바다,산, 호수 등 모두 300여 곳입니다. 바다처럼 큰 지형은 지도 위에 바로 이름을 적어 놓았고, 운석공처럼 작은 지형은 달 그림 위에는 숫자만 적어두고, 이름은 쪽의 목록에서 찾는 식입니다. 달 지도는 한 쪽짜리 전체 지도가 전부이지만, 간단히 주요 지점의 이름을 찾기는 무척 쉽고, 크기에 비해 상당히 자세한 지도이므로, 가볍게 관측을 한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왼쪽의 지형 색인과 오른쪽의 달 지도
단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자세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달의 칭동 운동을 고려하지 않아 주변부 지역 이름을 파악하기엔 조금 아쉽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가격(일반 버전 3.95달러, 코팅 버전 6.95달러)에 비해선 구성이 조금 허술해 보이긴 합니다.
2. Sky & Telescope's Field Map of the Moon
이 지도는 앞서 소개한 Moon Map보다 훨씬 자세한 지도입니다.
이 지도도 접어서 쓰는 방식인데, 접었을 때 가로 세로 30cm, 펼치면 가로 세로 60cm인 달지도가 됩니다. 펼친 상태에선 꽤 크기가 크지요. 지명은 약 1000곳이 수록되었습니다. 주요한 지형은 빠지지 않고 다 실어 놓았다고 보면 됩니다. 이 정도의 지도면 어느 정도 진지한 관측을 하는 관측자에게도 어울린다고 할 수 있지요.
지도를 펼치면 달을 4개의 방향으로 나누어 각각의 면에 수록한 자세한 그림이 있고, 반대 편에는 지도 색인이 있습니다. 지도는 크기가 커서 알아보기 쉽고, 칭동 현상을 고려하여 달의 뒷면 8도 정도까지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그려 놓았습니다. 또 접히는 부분은 일정 부분을 겹치도록 해서 접은 상태에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접은 상태(좌)와 펼친 상태(우)
이 지도의 특징은 손으로 직접 그린 지도라는 점입니다. 지도는 Antonin Rukl이라는, 달 지도 분야에선 가장 뛰어난 전문가가 그렸습니다. 사진보다 정확도는 조금 낮을 수 있지만, 그림인 만큼 강조할 부분은 더 강조하고 지형의 특징을 잘 잡아내므로 보기엔 더 편합합니다. 손그림 특유의 느낌도 좋고요. 펼쳐서 커다랗게 보면 장식용으로 벽에 걸어 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지도 부분 상세
이 지도는 두 종류로 발행됩니다. 방향이 그대로인 버전과 좌우가 바뀐 거울상 버전입니다. 둘 모두 필드 맵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비닐 코팅을 적용했습니다. 야외에서 이슬을 맞아도 손상되지 않으므로 큰 장점입니다. 가격도 13.95달러이므로 꽤 괜찮습니다. 단점이라면 크기가 좀 큰 편이라 휴대가 불편하다는 정도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세 지도 가운데 가장 추전하는 지도입니다. 하나 마련해 두면 여러모도(장식용으로도) 참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3. Atlas of the moon
이 지도는 앞서 소개한 두 지도와는 다르게 책자 형태입니다. 제법 두껍고 묵직하지만, 그만큼 더 자세합니다. 달 지도로는 가장 자세한 편에 속합니다. 1990년대에 출판되었다 절판되었던 것을 Sky & Telescope 사에서 내용을 보완하여 2004년에 새로 펴낸 책입니다.
Atlas of the moon
이 책은 달의 앞면을 76부분으로 나누어 자세한 지도를 싣고, 지도에 담긴 지역에 대한 설명을 담았습니다. 여기에 칭동 현상으로 관측 가능한 달의 뒷면도 8장의 추가 지도로 넣고, 달의 앞면과 뒷면의 간략한 전체 지도, 주요 지역 사진과 설명, 달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도 담았습니다. 달에 관한 종합적인 안내를 담은 아주 자세한 지도이죠.
지도는 Antonin Rukl가 손으로 직접 그린 것으로 지형의 특징을 잘 살려 표현했습니다. 야간에 붉은 조명에서 활용하기 좋도록 파란색 계열의 색으로 인쇄했고요. 대형 망원경으로 달의 세부를 자세히 관측할 때 아주 제격입니다.
다만 제법 무거운 책이므로 관측 중에 손으로 들고 보기는 어렵고 탁자나 거치대에 올려 놓고 쓰는 편이 좋습니다. 또 비닐 코팅이 되지 않았으므로 습기나 오염에는 취약합니다.
지형 설명과 지도 예시
이 책은 달 지도를 찾는 진지한 관측자에게는 강력하게 권하는 책입니다. 달 지도로는 최고의 작품 가운데 하나이지요. 다만 아주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2004년에 출간한 개정판도 구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해외의 중고 서점에서 찾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구입이 번거롭고, 가격도 다소 높은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