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르 7x30은 맥스비전에서 판매하는 보급형 쌍안경입니다. 우연히 중고 제품이 저렴하게 나와서 사용을 해 봤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10만원 미만의 보급형으로는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가격(새 제품 기준 6.5만원)을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 성능으로만 따져도 기본에 충실한 좋은 기기입니다.
간단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콘도르 7x30 포로프리즘 쌍안경
- 구경: 30mm
- 배율: 7배(사출동공 4.3mm)
- 프리즘: Bak4, 포로프리즘 방식
- 시야: 실시야 8.2도, 겉보기 57도
- 아이릴리프: 17.5mm (아이컵은 폴드다운 형식)
- 코팅: 전체 광학면 다층막 코팅(Fully Multicoated)
- 최단초점: 3m
- 크기, 무게: 162*53*118mm, 486g
- 참고
* 알루미늄 합금 소재
* 삼각대 고정 가능(비노홀더 사용)
* 생활방수(0.3m에서 10분)
* 가방, 스트랩(네오플랜 소재), 대물렌즈, 접안렌즈 보호 덮개 포함
외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보급형 쌍안경이지만 고무 피복이 매끈하게 잘 겊여 있습니다. 알루미늄 몸체라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크기도 휴대에 중점을 둔 모델 답게 포로형 쌍안경으로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루프형 프리즘 쌍안경에 비하면 조금 더 크지만, 휴대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볍습니다. 방수는 0.3m에서 10분을 버틴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방수를 지원한다기 보다는 비를 잠깐 맞는 정도는 문제가 없다 정도로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실물을 보면 접안렌즈 쪽 구조 때문에 방수 처리가 그리 뛰어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된 스트랩은 네오플랜 소재로 폭신폭신 꽤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서 장시간 휴대해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외관은 옵티크론이나 코와에서 판매하는 6x30, 8x30 포로프리즘 쌍안경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프리즘 뭉치의 외관이나 스트랩을 묶는 고리의 위치를 보면 많이 닮았습니다. 아마도 기본틀은 같은 설계를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광학계의 코팅은 훌륭합니다. 사양에 명시한 대로 렌즈와 프리즘의 모든 광학면에 녹색 계열의 다층막 코팅을 적용했습니다. 프리즘은 Bak4 소재로, 사출동공 전체에 걸쳐 밝기가 균일합니다. 잡광 차폐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낮에는 누광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밤에는 약간 아쉽습니다. 시야 내의 밝은 조명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만, 시야 약간 바깥에 밝은 조명이 있으면 시야 내에 꽤 많은 반사광이 생깁니다. 보급형 쌍안경에서는 흔히 생기는 문제이긴 합니다.
접안렌즈는 아이릴리프가 17.5mm로 안경을 써도 충분할 것 같지만, 접안렌즈가 경통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는 모양이라 넉넉하진 않습니다. 아이컵을 끝까지 잘 밀어 접으면 안경을 써도 불편하지는 않습니다만, 안경을 썼을 때 더 편하게 접안부 구조를 조금 고쳐주면 좋겠습니다.
시야는 7배 쌍안경으로는 넓습니다. 겉보기 시야는 57도, 실시야는 8.2도입니다. 실측을 해도(별을 이용해서 측정) 사양 그대로 8.2도가 나옵니다. 광시야 쌍안경은 아니지만, 부족함 없이 넉넉한 편입니다.
배율은 7배입니다. 30mm 구경에 딱 어울리는 배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이 밝고(야간에도 충분히 밝습니다), 흔들림도 적습니다.
광학 성능은 처음 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로 좋습니다(4만원 초반에 구입을 했던지라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었습니다). 중앙부는 아주 선명하고, 주변부도 꽤 괜찮습니다. 중앙과 주변 모두 스보니 8x32 ED 쌍안경(10만원 초반)보다 더 좋습니다. 왜곡도 더 적고요. 색재현도 뛰어나고 대비도 높습니다. 색수차가 없지는 않지만, 중앙부는 매우 적습니다. 광학성능만 보면 10만원 중후반대의 쌍안경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스보니 8x32 ED 쌍안경보다는 뛰어납니다.
천문용으로 쓰기에는 구경이 조금 작은 편이지만, 상이 깔끔해서 보는 맛은 좋습니다. 목성은 4개의 위성이 깔끔하게 보입니다. 토성은 7배의 배율에도 불구하고 타원형임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보급형 기종에서 중심상이 이 정도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기종은 처음 봅니다.
전체적으로 보급형으로는 괜찮은 만듦새에 중급기를 넘볼만큼 뛰어난 광학 성능을 갖췄습니다. 10만원 이하로는 경쟁 상대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야간 성능을 조금 더 높이고(누광 제어), 아이컵만 더 편하게 만들어주면 단점을 찾기 어려운 기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보급형의 한계를 벗어나진 못합니다. 광축 정렬 정밀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 눈이 그리 편하진 않습니다. 만듦새도 중급기와 비교할 수준은 아닙니다. 구조로 보아 험하게 쓰면 수명이 길진 않을 겁니다. 입문기로는 추천할만 합니다.
어포컬 사진 몇 장을 첨부합니다. 사진은 갤럭시 S10으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