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쌍안경은 아주 저렴한 쌍안경입니다. 실제 구입가는 2만원대 초반(2017년 7월 기준)입니다. 가격이 낮아 부담은 없지만, 성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구입을 권하지 않습니다. 경험으로 보아, 소형 쌍안경(구경이 30mm 내외인 쌍안경)은 대략 10만원대(7~15만원 내외)에서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뛰어납니다. 5만원 미만의 제품은 가격 대비 품질이 지나치게 낮고, 15만원 이상의 제품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은 갖추지만 가격 상승만큼 성능 향상폭이 크지는 않습니다(20~50만원대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충분히 만족스런 성능을 가진 제품을, 50만원대 이상이면 최고급 수준의 장비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만원대 제품은 고급스럽진 않지만 대부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수준의 품질은 보여줍니다.
이프랑티스(efrantis) 포켓 8x22 쌍안경
< 제조사 공시 사양 >
- 구경 : 22mm
- 배율 : 8배
- 코팅 : 전체 광학면 멀티코팅
- 실시야 : 7도(겉보기 56도)
- 아이릴리프 : 12mm
- 크기 : 102x97x32mm, 162g
- 프리즘 소재 : Bk7
- 방수 : 생활방수
< 실제 사양 >
- 구경 : 20mm
- 코팅 : 멀티코팅(프리즘은 코팅처리를 하지 않음. 대물렌즈 및 접안렌즈는 각각 1개면씩 전체 2개 면에 멀티코팅 적용. 나머지 광학면은 코팅을 하지 않거나 단일층 코팅 적용)
- 아이릴리프 : 12mm보다는 짧아 보임
- 루프 프리즘 방식
- 생산 국가 : 중국
이프랑티스에서 판매하는 아주 저렴한 휴대용 쌍안경입니다. 크기가 무척 작고 가벼워서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판매사에서 주장하는 사양을 보면 전체 광학면 멀티코팅 적용, 생활방수 지원으로 제법 쓸만해 보입니다. 가격도 2만원대 초반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제법 매력있는 제품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제품은 광고하는 것 보다는 훨씬 안 좋습니다.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성능이 너무 떨어집니다. 이 쌍안경이 어떤 제품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제품 포장을 열면 쌍안경 본체와 주머니, 스트랩, 청소용 헝겊이 들어있습니다. 주머니는 쌍안경 크기에 잘 맞고, 스트랩도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 적당합니다. 청소용 헝겊은 보풀이 심하게 일어나므로 제 역할을 하진 못합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넣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쌍안경 본체는 무척 작습니다. 무게도 무척 가벼워서 언제든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꺼내서 보기에 무척 좋습니다. 옆에 둔 구경 32mm 짜리 포로프리즘 쌍안경이 거대하게 보입니다.
외관은 플라스틱 몸체에 가죽무늬의 합성소재를 붙여 처리했습니다. 많듦새는 매우 안 좋습니다. 합성 피혁은 끈적거리는 접착재로 붙였는데, 가장자리마다 들떠 있습니다. 여름철 햇볕을 받으면 접착제가 녹아 쉽게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접안렌즈 쪽 아이컵은 고무 재질이고 접을 수 있습니다(아이릴리프가 짧아서 별 도움은 안 됩니다).
대물렌즈는 실제 구경 20mm의 아크로매틱 렌즈입니다. 판매사에서 밝힌 사양보다 10% 작습니다. 집광력이 사양보다 21% 떨어지지만 밝은 낮에 쓸 쌍안경이므로 중요하지는 않습니다(사양을 잘못 적은 건 문제입니다). 코팅은 대물렌즈 앞면은 녹색의 멀티코팅을 적용했지만, 뒷면에는 아무런 코팅 처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사율은 렌즈 양쪽에 단일코팅을 적용했을 때보다 높아서, 멀티코팅이란 사양이 무색해집니다.
접안렌즈는 제일 바깥쪽 광학면에는 대물렌즈와 동일한 녹색 멀티코팅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외의 면은 단일층 코팅을 쓰거나, 아예 코팅처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접안렌즈 쪽도 반사로 인한 빛손실이 큽니다. 프리즘은 아예 코팅 처리를 하지 않았으므로 전체 투과율은 60% 정도로 추정됩니다. 아이릴리프는 사양은 12mm입니다만, 실제로는 조금 더 짧은 것 같습니다. 안경 사용자에겐 적당하지 않습니다.
광학 품질은 매우 떨어집니다. 배율은 일단 8배가 나오긴 합니다(8배가 약간 안 됩니다). 그러나 중앙부부터 선명도가 떨어지고 주변부로 갈수록 빠르게 품질이 저하됩니다. 스위트스팟(sweet spot)이라 부를만한 부분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선명도뿐만 아니라 대비도 무척 떨어져서 간유리를 한 장 겹쳐놓고 보는 느낌입니다. 색수차는 구경이 작은 까닭에 심하지 않지만, 주변부에서 약간 보입니다. 야간에 밝은 빛을 보면 내부반사가 제법 심합니다.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질 않아 왼쪽, 오른쪽으로 보이는 상의 품질이 눈에 띌 정도로 다릅니다. 광축이 맞더라도 양쪽으로 보이는 상의 이질감이 상당합니다. 쌍안경을 분해해서 조절을 하면 나아지긴 합니다만, 이 정도 수준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용자가 쌍안경을 분해해서 튜닝을 해서 쓰지는 않습니다.
이 쌍안경은 '싼 게 비지떡'의 전형입니다. 쌍안경으로는 매우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가성비라는 낱말을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성능이 낮습니다. 2만원대라 싸기는 하지만 그저 싸기만 한 쌍안경입니다.
- 장점 : 가벼운 무게
- 단점 : 무게를 제외한 나머지(가격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