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

아직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행성을 촬영했습니다.

새벽에 동쪽 하늘을 보면 4개가 나란히 늘어선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아직은 고도가 낮고 곧 해가 떠오르는지라 관측시간이 짧아 조금 아쉽습니다만, 그래도 한 번에 네 행성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촬영은 얼마 전 보조 망원경 용도로 마련한 저렴이 굴절망원경입니다.

언제든 한손에 들고 나갈, 아주 가볍고 저렴하면서도(기계장치를 충실히 만든 탓인지, 저렴하지 않은 망원경은 가볍지도 않더군요) 구경이 70mm 이상인 망원경을 찾다 발견한 제품입니다.

새 제품에 삼각대 포함 세트가 55,000원에 불과한 아주 싼 제품이지만, 광학성능은 의외로 뛰어납니다.

처음 받고 달을 관측하면서 선명하게 서는 상에 깜짝 놀랐더랬습니다. 이중성을 관측하니 분해능은 60mm ED 망원경에 전혀 밀리지 않더군요.

구입 전 두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첫째는 구경 70mm에 초점거리 500mm. 구경비가 7.1이라 색수차가 어느 정도 허용할만한 수준이면서도 길이가 길지 않아 휴대도 편하리라 기대했습니다. 둘째는 금속으로 만든 포커서의 드로우튜브, 경험상 포커서 본체가 금속이고 드로우튜브가 플라스틱인 것 보다는 본체가 플라스틱이더라도 드로우튜브가 금속인 것이 손질하기가 좋았습니다.

마침 알리에서 할인행사를 하는 덕에 정가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로우엔드급 망원경이 늘 그렇듯, 어느 정도의 튜닝이 필수입니다. 그래도 이 망원경은 손볼 곳이 많진 않았습니다. 포커서의 유격을 잡아주고 파인더베이스를 장착하는 것으로 충분하더군요.

광학 성능은 (가격 대비) 인상적입니다. 보통 저가형 (단초점) 망원경은 부실한 렌즈셀 때문에 광축이 조금씩 틀어진 경우가 많은데(흔히 1군 2매 분리형 렌즈가 들어가는데, 렌즈들 사이의 정렬이 잘 틀어집니다. 어떻게든 맞춰놓아도 이동 후엔 또 어긋나더군요), 이 제품은 거의 완벽하게 잘 맞고, 유지도 잘 됩니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회절상이 좋더군요. 색수차는 예상한 정도였습니다. 밝은 천체 주위로 눈에 잘 띄지만, 관측에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닙니다.

달을 보고 기대 이상의 성능에 놀라서 새벽을 기다려 행성과 달을 촬영했습니다.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 맞추는 걸 깜빡 잊어버린 데다, 하늘에 푸른 빛이 가득한 시점이라 색은 좀 어색합니다.

- 촬영 일시: 2022. 4. 20. 오전 5~6시(KST)

- 촬영 장소: 대전

- 망원경: 70mm 아크로매틱 굴절(초점거리 500mm)

- 보정렌즈: 스보니 3배 바로우렌즈

- 가대: AZ-GTi 경위대

- 카메라: ZWO ASI224MC

- 소프트웨어: ASICap, AutoStackkert 3, Photo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