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보니(Svbony)의 소형 막스토프 망원경인 MK105는 쓸만한 기기이긴 합니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 취약점을 손보면 망원경의 성능이 향상되거나, 사용하기 편리해지는데요.
손볼 부분은 대략 5가지 정도입니다(이 외에도 보정렌즈 고정 압력 조절, 주경셀과 경통의 위치 조정 같은 것이 있지만 중요하진 않습니다).
1. 도브테일 방향 변경
2. 접안부 교체
3. 초점조절노브 점검
4. 내부 차광판 개조
5. 광축 조절
이 5가지를 적용하면 망원경의 성능이나 편의성이 체감할만큼 향상됩니다. 다만 접안부 교체에는 약간의 비용이 들고, 내부 차광판 개조는 비가역적 과정이라 잘못 작업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망원경 손상은 작업자의 책임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도브테일 방향 변경
MK105는 도브테일이 회색 경통의 가운데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관측 시에는 천정미러, 파인더, 접안렌즈를 설치하므로 무게 중심이 망원경의 접안부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기본 상태에서 무게 중심을 맞추려면 도브테일의 거의 끝 부분에서 가대와 결합하게 됩니다. 만약 DSLR처럼 무거운 장비를 설치한다면 어떤 식으로도 균형을 맞출 수 없게 되지요.
MK105 망원경의 도브테일 기본 위치(그림 출처: https://www.svbony.com/mk105/?srsltid=AfmBOoqv69y_n5cKtTfnM0hQPl-DTWPvcQAb8jNFkSTy_Iz8MjA66FYb )
그래서 도브테일을 접안부로 옮겨서 설치해주면 사용이 훨씬 편리해지는데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도브테일을 잡아주는 볼트 2개를 풀어준 다음, 도브테일의 방향만 바꿔서 설치하면 끝입니다. 이렇게 하면 도브테일이 접안부 쪽으로 2~3cm 정도 가까워지는데, 이 정도만 해도 무게 중심을 잡을 때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프리스톱 방식 경위대를 쓸 때 큰 체감이 됩니다).
도브테일 방향을 바꿔 설치한 모습(왼쪽)과 개조 후 실 관측 상황에서의 무게 중심 위치(주황색 화살표)
2. 접안부 교체
MK105의 접안부는 31.7mm 규격으로 회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설계상의 결함으로 유격이 생기기 쉬운 구조입니다. 접안부를 이루는 원통과 망원경에 고정하는 부분의 여유가 너무 넓은 것이 원인인데요. 이 경우 주경의 광축을 정밀하게 맞춰 주어도 접안부의 유격 때문에 광축이 약간 어긋날 수 있습니다.
접안부 원통과 고정부가 너무 여유있게 설계되어(왼쪽) 접안부 고정 시 광축이 어긋난 상태로 결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오른쪽).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접안부를 유격이 없는 부품으로 교체하는 것입니다. MK105의 접안부는 M42xP0.75(흔히 쓰는 T2 규격) 규격으로 결합됩니다.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M42-31.7mm 접안 어댑터를 쓰면 됩니다. 저는 마침 여분의 부품이 있어 그것을 활용했습니다.
접안부 교체 후의 모습
3. 초점조절노브 볼트 고정
제가 받은 기기는 초점 조절 시 방향을 바꾸면 반응이 조금 굼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봤더니 초점조절노브의 볼트가 제대로 잠겨 있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였습니다. 문제 해결 방법은 단순한데, 규격에 맞는 랜치로 볼트를 단단히 잠궈주면 됩니다. 받을 때부터 조립이 잘 되어 있다면 이 과정은 건너 뛰면 됩니다.
초점조절노브를 고정하는 볼트 위치
4. 내부 차광판 개조
MK105 망원경의 구경은 105mm이지만, 실제 천정미러를 설치하고 측정하면 내부에서 차폐가 발생해 실제 구경은 사양보다 약 10mm 작은 95mm로 줄어듭니다. 집광력과 분해능 모두에서 제법 큰 손실이 생깁니다. MK105에서 내부 차폐는 안쪽에 설치한 원뿔 모양의 차광판 때문에 생깁니다.
부경에서 반사된 빛이 들어가는 입사구의 지름을 너무 작게 설계한 것이 원인이고요(약 19mm). 구경 차폐를 방지하려면 20~21mm로 입사구의 지름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이 글에서 설명하는 개조 과정 중에 가장 까다롭고, 개조 후에는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 과정이므로, 작업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MK105의 원뿔형 차광판(사진은 개조 후의 모습)
개조를 위해서는 먼저 망원경을 분해해야 합니다.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는데요. MK105는 구조가 단순하고, 분해도 쉽기 때문입니다. 분해 방법은 이렇습니다.
(1) 보정판 렌즈셀 분리: 보정판의 렌즈셀과 경통은 나사산으로 결합됩니다. 경통 앞쪽, 보정판판이 설치된 렌즈셀을 통째로 잡고 돌리면 쉽게 분리됩니다.
(2) 차광판 분리: 차광판도 접착 없이 나사산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경통 안으로 손을 넣어 차광판을 잡고 돌리면 쉽게 분리됩니다.
분해한 차광판은 입사구의 지름을 확보하기 위해 앞에서 약 20mm 정도를 잘라주어야 합니다. 알루미늄 소재이므로 쇠톱으로 쉽게 잘립니다. 자른 후에는 평줄을 이용해서 마감을 하고, 검정색 유성펜으로 잘린 부분을 검게 칠해주면 됩니다. 가공이 끝난 후에는 망원경에 다시 설치합니다.
이렇게 하면 내부차폐 문제가 해소되어 전체 구경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개조 전후를 비교하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의 차이가 생깁니다. 차광판을 자르면 내부로 잡광이 유입되기기 쉬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들 수도 있는데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애초에 너무 길게 잘못 설계한 것이라 실제 관측 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스보니에서 생산할 때 고쳐주면 좋겠네요.
탈착한 차광판(왼쪽)과 잘라낸 앞부분(오른쪽)
5. 광축 조절
광축 조절은 망원경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입니다. MK105는 초기 구입 시에 광축이 어느 정도 맞춰져 있긴 하지만, 완벽한 상태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조 과정에서 광축이 틀어질 수도 있고요. 대기가 안정된 날 별을 이용해서 광축을 점검한 후, 문제가 있다면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광축 조절은 주경으로 합니다. 조절 나사는 접안부의 고무 커버를 들어내면 나옵니다. 광축 조절 방법은 다른 막스토프 망원경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생략합니다.
광축조절 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