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토프-카세그레인(Maksutov–Cassegrain) 망원경은 반사굴절식 망원경의 일종으로 구면 거울에서 생기는 수차를 구면인 메니스커스 렌즈 보정판으로 수정한 망원경입니다. 초점거리에 비하여 크기가 작고, 광학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광학면이 전부 구면으로 비교적 만들기 쉽고 저렴해서 인기가 많은 형식입니다. 특히 시야 중심부의 결상 능력이 좋고 보통 초점거리가 길어서 높은 배율을 얻기 쉬운 덕에 행성 관측을 주로 하는 천문인들이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구경 10cm(왼쪽)와 12.7cm(오른쪽)인 막스토프 카세그레인 망원경
수요가 많으므로 여러 천체망원경 회사에서도 막스토프 형식의 망원경을 판매합니다. 60mm 정도의 소구경부터 30cm 이상의 대구경까지, 여러 종류의 제품이 있는데요.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막스토프 망원경의 광학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한 까닭에 실제 구경이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사양보다 작아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점인데, 특히 구경 15cm 미만의 보급형 제품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1. 막스토프- 카세그레인식 망원경의 구조
막스토프-카세그레인 망원경(출처: 위키백과, https://en.wikipedia.org/wiki/Maksutov_telescope#/media/File:Maksutov_spot_cassegrain.png)
막스토프 망원경은 망원경의 주경 앞쪽에 메니스커스 보정판을 더한 방식입니다. 주경 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커다란 보정판인데, 이를 통해 주경의 구면수차를 제거합니다. 막스토프 방식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보정판의 곡률이 꽤 크고, 약하지만 오목렌즈처럼 빛을 발산시킨다는 점입니다. 즉 빛다발의 지름이 보정판을 통과하면 통과 전에 비하여 약간 커지게 됩니다. 망원경을 만들 때 이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망원경으로 들어오는 빛다발의 일부가 잘려나가면서 손실됩니다.
막스토프 망원경의 보정판. 크고 두껍습니다.
2. 보정판의 곡률
막스토프 망원경의 보정판은 망원경의 구경만큼이나 크고, 두껍습니다. 곡률도 커서 광학면이 망원경 안으로 오목하게 휘어있다는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곡률이 크고 렌즈가 두껍다는 점은 광학설계 시에 주의 깊게 고려해야하는 사항입니다.
두 가지 사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보정판의 앞면 반지름을 R1, 뒷면 반지름을 R2라고 하겠습니다. R1보다 R2를 크게 설계한 사례(사례 1)와 R1과 R2를 같게 설계한 사례(사례 1)입니다.
보정판 설계의 두 사례
먼저 (사례 1)을 살펴보겠습니다. 보정판의 뒷면(R2)을 앞면(R1, 망원경 구경의 절반)보다 크게 설계한 것으로, 빛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왼쪽 그림). 그림에서 보듯이 망원경으로 들어온 빛은 보정판 앞면에서 바깥쪽으로 굴절됩니다. 이 빛은 부정판의 뒷면으로 빠져나가는데요. 보정판을 잡아주를 렌즈셀이 굴절된 빛을 가리지 않도록 뒷면의 지름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망원경으로 들어온 빛은 아무런 손실 없이 보정판 뒤로 잘 전달됩니다. 잘된 설계이지요.
(사례 2)는 보정판의 앞면과 됫면을 같은 크기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오른쪽 그림처럼 보정판의 앞면 최외곽으로 들어온 빛은 렌즈셀에 가로막혀 손실되고, 약간 안쪽으로 들어온 빛만 전달됩니다. 손실되는 정도는 빛이 보정판을 지나는 길이가 길어질수록 커집니다. 막스토프 망원경은 보정판의 두께가 두꺼운 편이므로 유의미한 손실이 생기게 되지요. 망원경의 실제 구경은 2 x R1에서 약간 줄어들어서, 2 x (R1-R3)가 되지요.
3. 주경의 크기
보정판을 제대로 만들더라도 주경의 크기를 잘못 설계하면 빛의 손실이 생깁니다. 막스토프 카세그레인 망원경의 보정판은 빛을 발산시키므로 주경은 보정판(앞면)보다 커야합니다. 보정판의 앞면 지름이 구경이므로, 당연히 주경의 크기는 구경보다 크게 만들어야 빛손실이 생기지 않습니다.
막스토프 카세그레인 망원경의 보정판은 빛을 발산시키므로, 보정판을 통과한 빛은 망원경 바깥 방향으로 꺾어집니다. 그림에서 보정판의 최외곽으로 들어온 빛 L1은 주경에 도착하면 L1의 바로 뒷방향(②번 위치)이 아니라 약간 바깥인 ①번에 도착하게 됩니다. 만약 주경의 크기를 보정판 앞면과 같은 크기로 만든다면 최외곽의 빛은 주경 밖의 어딘가에 도착하여 손실되고, R'만큼 안쪽에 있는 빛다발(L2)만 받아들이게 되지요. R'만큼의 구경 손실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즉 막스토프 망원경의 주경은 구경보다 반드시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전면 보정판을 쓰지 않고 부경 앞에 보정판을 설치하는 변형 막스토프 방식(예: 빅센의 VMC 시리즈)은 예외입니다.
4. 실제 사례
막스토프 방식의 망원경에서 빛 손실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다음 조건을 지켜 설계해야 합니다.
(1) 보정판 뒷면의 지름이 구경보다 클 것
(2) 주경의 지름이 구경보다 클 것
문제는 망원경 제조사들이 이 조건을 지키지 않고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과거에 설계되어 지금까지 생산되는 막스토프 망원경은 상당수가 이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실제로 구경 손실이 발생합니다.
현재 구경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종은 이렇습니다.
- 스카이워처 90mm, 102mm, 127mm 막스토프 망원경과 이를 기반으로 한 OEM 기종들: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소구경 막스토프가 해당됩니다. 스카이워처 뿐만 아니라 미국의 오리온, 셀레스트론에서 나오는 기종들도 같은 기종에 기반을 두므로 구경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들 기종의 실제 구경은 90mm는 85mm, 102mm는 95mm, 127mm는 118mm 정도입니다. 이들 망원경이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긴 하지만, 구경이 줄어든만큼 집광력과 분해능에서 손실이 생긴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제대로 만든 망원경도 많은데요. 다음 기기들은 제대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브레서(익스플로러 사이언티픽, 맥스비전)의 127mm 이상의 막스토프 망원경
- 미드 ETX 시리즈의 막스토프 망원경
- 영국 오리온의 막스토프 망원경
- 스카이워처에서 만든 구경 150mm 이상의 막스토프 망원경
- Acuter Voyage MAK80
이 목록은 참고로만 쓰시기 바랍니다.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망원경도 제조 시기에 따라 사양을 조금씩 바꾸거나 문제를 수정하여 초기분과 달라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입니다.
스카이워처 사의 막스토프들도 신형 제품은 구경 차폐 문제를 해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같은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70~80mm 급의 소구경 막스토프들은 구경 차폐 없이 잘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