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 날(2023년 1월 4일), 날이 맑아 간단히 행성을 관측했습니다.
애초 목표는 해왕성이었습니다. 이전에 올렸던, 태양계 행성 모음 사진에서 해왕성만 노이즈가 많은 저품질 사진인지라, 품질을 높여서 매끈하게 보이는 사진을 촬영하기 위함입니다. C6 XLT 망원경에 2.5배 바로우렌즈, ASI585MC 카메라를 준비해서 밖으로 나갑니다.
그런데, 두 공기 덩어리의 경계에 들어선 때문인지 시상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8등급의 어두운 행성인지라 상이 흔들리지 않고 선명하게 서 있어도 모자랄 판인데, 대기의 떨림이 심하고 초점이 계속 흐트러집니다. 그래도 억지로 촬영을 계속하긴 했는데, 20분쯤 지나니 망원경에 이슬이 내려 뿌옇게 흐려집니다. 더이상 김이 서리지 않게 옆에서 부채질을 해줘도 나아질 기미는 전혀 없습니다.
결국 해왕성 관측은 30분만 채우고 끝냈습니다. 이슬 방지를 위한 대책도 준비하지 못했던지라, 망원경도 실내로 철수시켰죠. 그래도 오랜만에 맑은 날씨라 아쉬운 마음이 들어, 실내에서 촬영을 시도했습니다. 해왕성을 다시 겨누었으나, 실내외의 온도차 때문에 대기가 일렁이는지, 초점이 잡히지 않고 더 흐리멍텅합니다.
토성은 망원경을 접기 전에 짧게 촬영했습니다. 감도가 더 높은 ASI224MC로 카메라를 바꿔서 설치했습니다. 고도가 낮지만, 해왕성보다는 밝고 카메라 감도가 좋은 덕에 셔터를 짧게 끊을 수 있는지라 그나마 좀 낫습니다. 실외에서 관측했다면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듯합니다.
가을이 끝나기 전에 촬영 기회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시상이 나빠지는 계절이라.. 앞으로 몇 번의 기회가 더 있기를 바랍니다.
해왕성. 2분씩 촬영한 영상은 상위 30%만 스택해서 10장 합성. 총 노출시간이 20분이라 노이즈가 많진 않지만, 시상이 나빠서 행성의 모양이 일그러진 원형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패작이라 기회가 오면 다시 촬영해야겠습니다. 사진을 밝게 하면 트리톤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토성입니다. 2분씩 35% 합성, 3장을 합쳤습니다. 감도가 높은 ASI224MC를 쓴 덕에 노출시간에 비해 노이즈가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