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적외선 차단 필터(UV/IR Cut filter) 두 가지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널리 쓰이는 스보니(Svbony) 사의 핕터이고 하나는 플레이어원(Player One) 사의 필터입니다. 모두 보급형 제품으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가격도 다르고 제품도 조금 다릅니다. 서로 어떻게 다른지 간단히만 살펴보았습니다. 비교한 제품은 31.7mm(1.25인치) 규격입니다.
사양은 이렇습니다.
Player One S-series UV/IR Cut | Svbony UV/IR Cut | |
가격 (미화, 2023년 3월) |
$25.0 | $16.14 |
규격 | 31.7mm 규격, 하우징 두께 5mm, 나사산 2mm, 전체 7mm |
31.7mm 규격 |
투과율 | 95% 이상 | 미공개 |
UV/IR 차단 능력 | OD2 (99% 이상 차단) | 미공개 |
필터 두께 | 2mm | 미공개 |
플레이어원 쪽은 사양을 명시했지만 스보니 쪽은 불분명한 항목이 많습니다. 실물을 보면 대체로 플레이어원의 것과 비슷합니다만,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항을 알 수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제작사에서 공개한 투과율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에 따르면 투과율은 둘이 거의 비슷합니다. 파장대는 조금 다른데, 플레이어원 쪽은 청색 영역을 조금 더 통과시키는 대신 붉은색 쪽을 조금 더 차단합니다. 큰 차이는 아닙니다만 스보니 쪽이 조금 더 따뜻한 색을 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터 외관입니다. 둘의 외관이 매우 흡사합니다. 다른 UV/IR 차단 필터와 마찬가지로 비스듬히 보면 자주색 코팅이 보이고, 조금 더 각도를 높이면 코팅의 색이 푸른색으로 바뀌다 정면에서 보면 무색투명해집니다. 두 필터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본 모습에서 스보니 쪽의 반사광이 조금 더 강해서 대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반사 방지 코팅의 적용 여부입니다. 스보니는 반사방지 코팅을 적용하지 않아 조명이 하얗게 그대로 비쳐 보이지만 플레이어원은 반사방지 코팅을 적용해서 청녹색 계열로 보이고, 반사량도 훨씬 적습니다.
표면 반사는 필터의 투과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스보니 제품은 반사에서 생기는 손실이 제법 크리라 예상되는데요, 실제 투과율은 앞에서 제시한 투과율 그래프보다는 상당히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간단히 측정을 했습니다.
측정은 ZWO ASI585MC 카메라를 사용하였고, 노출을 비롯한 촬영 설정 조건은 동일하게 고정하고 필터만 바꾸어 촬영하여 비교를 했습니다. 하늘의 흰 구름 영역을 초점을 맞추지 않은 상태로 촬영하되, 오차를 줄이기 위해 3장씩 서로 번갈아가며, 다른 시간대에 2회 촬영을 한 다음 평균을 냈습니다.
그 결과, 플레이어원 제품이 스보니보다 투과율이 높아서 조금 더 밝게 찍힙니다. 투과율 차이는 약 3%입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촬영한 두 번의 촬영에서 같은 경향의 결과를 얻었으므로, 유효하다고 판단해도 좋을 듯합니다.
색상은 투과율 그래프에서 예상되는 대로, 플레이어원 필터를 쓴 쪽에서 적색이 상대적으로 조금 약하고 녹색이 조금 더 많습니다.
선명도는 두 제품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원의 필터가 스보니의 것보다는 조금 더 우수합니다. 투과율이 약간 더 높고, 표면 반사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더 낮습니다.
행성 촬영처럼 UV/IR 차단 필터 외에 다른 필터를 쓰지 않는 경우라면 두 필터의 성능 차이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어느 쪽을 고르든 거의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더 저렴한 스보니 쪽을 골라도 딱히 모자람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어원 제품은 투과율이 더 높고 표면 반사 문제에서 더 자유로우므로 여러 필터를 함께 쓰거나 조금이라도 노이즈를 줄이고 싶을 때 더 적합합니다. 제품의 정보를 정확히 제공한다는 점도 좋고요. 이 차이가 9달러 가치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렇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