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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N 혜성(C/2012 S1), 좀 더 자세한 소식
- http://blueedu.dothome.co.kr/xe/16782
올해 11월 말에서 12월 초 세기의 대혜성이 될 가능성이 있는 ISON 혜성(C/2012 S1)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기사를 쓰기 전 몇 가지 체크포인트만 정리해 두겠습니다.
1. 1680년의 대혜성과 동일한 기원을 가진다?
ISON 혜성은 1680년 지구를 찾아온 대혜성과 궤도 요소에서(궤도경사각, 승교점 경도, 근일점 경도) 몇 가지 유사점이 있습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두 혜성은 과거에 하나였던 혜성이 둘로 갈라져 다른 혜성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태양근접혜성(sungrazing comet)은 하나의 혜성이 여럿으로 갈라진 예가 어럿 있습니다.
2. 근일점 통과 후 살아남을 수 있을까?
ISON 혜성은 근일전 거리가 0.01244AU에 불과합니다. 태양 표면에서는 겨우 110만 km 정도에 불과한데, 이로 인해 근일점 통과 때 혜성의 표면은 2700도까지 가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구나 중력의 힘으로 천체가 붕괴되는 영역인 로쉬 한계 안쪽을 통과하게 됩니다. 혜성의 핵은 커도 수 k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크기가 작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혜성이 태양에 접근한 시점에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2700도면 쇳덩이(끓는점 2750도)도 끓어 기체가 될 정도로 높은 온도입니다. 만약 근일점 통과 후에도 혜성이 살아남는다면, 매우 길고 장대한 꼬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습니다.
3. 2014년 1월의 유성우?
혜성의 궤도가 지구의 궤도와 겹치지는 않지만, 태양접근혜성이 대부분 매우 긴 꼬리를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혜성은 지구 궤도에도 충분히 먼지 덩어리는 남겨둘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3년 11월 무렵 강교점을 지나면서 지구궤도에 먼지덩이를 남겨둘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 충분히 많은 먼지를 만들어 낸다면, 2014년 1월 14~15일을 전후로 유성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 지구가 혜성이 남겨둔 먼리꼬리의 흔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대혜성 출현에 이어 대형 유성우까지 남겨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4. 낮에도 볼 수 있을까?
2013년 11월 27~29일 사이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17등급까지 밝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단 IAU MPC의 예측으로는 최대광도는 -12등급 정도입니다. 어느 쪽이든 보름달과 맞먹거나 그보다 훨씬 밝은 것인데, 예상한대로 밝아진다면 낮에도 충분히 관측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2007년 1월에 근일점은 지났던 McNaught 혜성은 최대광도가 -6등급으로 추정되는데, 낮에도 코마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혜성이 가장 밝을 때에는 해와 매우 가까이 있으므로 코마를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며, -17등급까지 밝아진다면 낮에 발달한 꼬리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5. 꼬리가 어느 정도로 발달할까?
ISON 혜성이 얼마나 긴 꼬리를 보여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1965년 10월의 이케야-세키 혜성(-10등급)과 2007년 1월의 McNaught 혜성(-6등급), 2011년 12월의 Lovejoy 혜성(-4등급)의 사례를 보면 수십 도에 이르는 긴 꼬리를 보여줄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혜성의 절대등급은 이케야-세키 혜성(3.9등급)보다는 어둡고 McNaught 혜성(9.5등급)보다는 밝은 6.0등급입니다.
6. 과연 대혜성으로 찾아올까?
ISON 혜성이 대혜성이 될지 아닐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대혜성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고는 있지만, 혜성의 밝기 예측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으므로, 생각보다 어두운 모습으로 찾아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대혜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반반 정도로 정도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973년, 발견 당시에 세기의 대혜성이 될 것이로 기대했건 Kohoutek 혜성이, 그저 평범하게 밝은 혜성으로 나타났던 예를 기억해야합니다.
7. ISON 혜성은 언제 보는 것이 좋을까?
ISON 혜성은 저녁보다는 새벽 시간에 관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벽 시간에는 11월 하순부터 동쪽 하늘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 아침 시간에는 11월 하순~12월 상순까지는 새벽의 어스름한 하늘 속에서 빛나는 혜성의 코마와 길게 뻗어있는 꼬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중순에는 혜성이 3~4등급대로 어두워지지만, 새벽 시간에 하늘 높이 떠오르므로 관측 조건은 좋습니다. 그 때까지 긴 꼬리를 유지한다면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걸로 예상합니다. 저녁 시간에는 12월 초부터 지평선에서 하늘을 향하는 혜성의 꼬리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쉽게도 혜성이 가장 밝은 시점에는 한국에서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혜성이 가장 밝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대략 29일 새벽 2~3시 정도(한국시 기준, 근일점 통과 시각)로 추정되는데, 한국에서는 혜성이 뜨기 전이라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29일 아침, 떠오르는 해와 함께 혜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 혜성은 지름 5km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 정도 크기면 혜성의 평균 크기보다는 약간 큰 것이고, 특히 태양근접혜성으로는 아주 큰 편에 속합니다. 아마도 이 추정이 맞다면 혜성은 근일점 통과 후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여러 조각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 혜성이 1680년의 대혜성과 동일한 근원을 가지는 혜성이라면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이전에 근일점을 지날 때 태양 근처를 지나며 받았을 스트레스가 쌓여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될지는 실제로 관측을 해야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먼지방출량은 1분에 50톤 정도라고 합니다. 참고로 2011년의 Lovejoy 혜성(-4등급)의 지름은 0.5km 정도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