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윈도우를 만든 MSE(Microsoft Security Essentials)를 기본 백신으로 쓰다 한 달 정도 노턴 안티바이러스(Norton Anti-Virus)로 바꾸어 써 봤습니다.
바이러스 검출이나 실시간 감시 능력, 바이러스 검사 속도 같은 백신으로서의 기본 성능 때문은 아니고, MSE가 디스크 읽기/쓰기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바람에 PC 사용에 지장을 줄 정도로 컴퓨터가 느려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를 켤 때 부팅 시간이 2~3분 정도씩 걸리고(바탕화면이 뜨는 시간이 아니라 하드디스크 작업이 마무리되고 실사용이 가능한 상태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MSE를 쓸 때에는 바탕화면이 떠도 하드디스크 작업으로 2~3분 가량 다른 작업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탐색기로 폴더를 탐색할 때에도 파일 아이콘이 모두 표시되기까지 많이 느려지는(파일 개수가 많고, 실행 파일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때에는 파일 목록이 표시될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파일 탐색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부하가 걸림) 원인이 MSE의 실시간 검색 때문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떄문입니다. 평소에 바이러스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PC를 써왔고, 부하의 원인이 될만한 다른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므로, 의심할 것은 백신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MSE를 대체할 다른 것을 찾아봤는데, 예전에 2년 정도 썼던 노턴 안티바이러스를 선택했습니다. 백신으로서의 기본적인 성능에는 불만이 없었고, PC 성능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던지라, 다른 것을 굳이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죠. 사용료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도 했고요.
일단 결과만 보면 만족스런 편입니다. PC 사양은 그대로인데,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부팅 시간은 30초 정도로 줄었고(MSE를 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바탕화면이 뜨면 곧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탐색기 사용 시의 지연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드디스크에 걸리는 부하가 엄청나게 많이 줄어들어서, MSE를 쓸 때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작동합니다. 체감 속도가 크게 느껴지는 수준으로,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했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문제가 하나 있긴 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수많은 질문, 답변이 있는 것으로 보아 노턴 안티바이러스의 최신 버전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버그로 보입니다. 윈도우의 작업표시줄 오른쪽에 아이콘이 중복으로 표시가 되는데요, Symantec에서 이 현상을 고친 새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전까진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보기에 거슬리긴 하지만, 실제 사용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노턴 안티바이러스와 MSE를 비교했을 때 백신으로서의 기본 성능이 어느 것이 더 뛰어난지는 잘 모릅니다. 다만 MSE는 최적화 부분에서 아직은 과제가 많아 보입니다. 백신으로의 기본 성능은 갖추고 있고, 윈도우와 결합되어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 윈도우를 쓰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상용 백신을 대체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 PC는 윈도우 7 32비트, AMD E-450 APU 기반입니다. MSE를 쓸 때 겪은 문제는 특정한 PC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문제일 수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