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가 생긴 김에 쌍안경(솔로몬 EL 10x56)에 쓸 태양필터를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천체망원경만큼은 아니지만 휴대하기 편하고 부분일식이나 커다란 흑점을 관측하는 용도로는 쓸만합니다.
필터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적당한 재료를 써서 쌍안경 대물렌즈 앞쪽에 태양필터를 고정시킬 틀을 만드는 게 전부이죠. 사용한 재료는 바더(Baader)사의 필름형 태양필터, EVA판, 실, 테이프입니다. EVA판은 근처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공하기도 쉬워서 자작용 재료로 좋습니다.
완성한 모습입니다.
대물렌즈 앞쪽에 끼워서 쓰는 방식입니다. 정밀하게 가공하기 어려워서 쌍안경의 구경 전체를 쓰진 못합니다. 대물렌즈의 구경은 56mm 이지만 완성한 태양필터의 지름은 45mm 입니다. 실제 구경의 80%밖에 쓰지 못하지만, 배율이 10배라 관측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필터 틀은 앞쪽과 뒤쪽의 지름이 다릅니다. 뒤쪽은 쌍안경의 대물렌즈 틀에 끼워서 쓰도록 만든지라 지름이 조금 더 작습니다. 검정색 파선은 실입니다. 바느질을 할 때 쓰는 평범한 실이죠. 마땅히 쓸 접착제가 없어서 태양필터 앞과 뒤를 고정하는 용도로 썼습니다. 필름형 태양필터는 앞쪽 틀에 셀로판 테이프로 붙였습니다.
쌍안경에 장착한 모습입니다. 대물렌즈 앞에 끼워서 씁니다. 쌍안경에 끼우는 쪽이 대물렌즈 틀보다 살짝 지름이 커서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 한 잘 빠지지 않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 실제 관측을 하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실내에서 밝은 광원으로 했던 실험에서는 깔끔하게 보입니다. 얼른 날이 갰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