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주된 관측 대상이 행성, 달이라 대형 쌍안경을 잘 쓰지 않았지만, 겨울은 행성 관측에 적당하지 않는 날이 많고 혜성도 오랜만에 오는지라 하늘을 넓게 훑어보는 형식으로 안시 관측을 즐겨보려고 쌍안경을 찾던 중, 마침 적당한 매물이 나와 구입했습니다. 헬리오스 스텔라 II 15x70 쌍안경인데요. 적당히 큰 구경과 적당히 가벼운 무게, 적당히 괜찮은 화질이 매력인 제품입니다. 첫 인상만 간단히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종은 MS 15x70과 디자인이 아주 비슷해서 혼동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같은 기종은 아니고요, MS 15x70을 기반으로 일부 사양을 다운그레이드한 경량화 기종입니다. 서로 비교하면 이렇습니다(제가 MS 15x70을 사용해 보지 못해 여러 자료를 취합하여 정리했습니다).
헬리오스 스텔라 II 15x70 쌍안경. 접안부는 원래 있는 아이컵을 뽑아내고, EVA 폼으로 아이가드를 만들어 붙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경을 쓰고 관측하기에는 더 편합니다.
- 구경: 같은 70mm. 두 기종 모두 구경 차폐가 생기지 않음.
- 반사 방지 코팅: 두 기종 모두 모든 광학면(렌즈, 프리즘)에 다층 코팅. 그러나 MS 15x70 쪽의 다층 코팅이 약간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제조사에서 밝히는 사양은 스텔라 2가 투과율 85%, MS 15x70은 92% 정도입니다.
- 프리즘
* 재질은 둘 모두 Bak4로 같습니다.
* 프리즘 크기는 두 기종의 가장 큰 차이로 보입니다. 스텔라 2는 딱 구경 차폐가 생기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만 만들었습니다. 크기가 0.5mm 만 작아져도 차폐가 생기는 수준입니다. 반면 MS 15x70은 고급기종 답게 넉넉한 크기의 프리즘을 썼습니다. 프리즘 크기는 넉넉한 편이 좋습니다. 무게와 부피가 증가하긴 합니다다만, 약간 크기에 여유가 있어야 비축광에서 빛 손실이 안 생깁니다. 스텔라 2 처럼 아슬아슬한 크기의 프리즘을 쓰면 중심상은 문제가 없지만, 주변부에서 약간의 광손실이 일어납니다. 또한 프리즘 내부의 난반사를 제어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신 쌍안경 전체의 크기가 작아져 휴대성이 좋아지는 장점은 생깁니다. 두 쌍안경의 크기와 무게 차이도 결국 프리즘의 크기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 접안렌즈
* 초점 조절 방식은 둘 모두 개별 초점입니다.
* 접안렌즈는 서로 비슷하지만 같은 설계는 아닌 듯 합니다. MS 15x70 쪽의 주변상이 조금 더 뛰어나다는 평이 다수입니다.
* 반면 안경을 쓰는 경우라면 스텔라 2 쪽이 더 편리합니다. 아이릴리프가 20mm로 MS 15x70보다 2mm 더 길고, 접안렌즈를 고정하는 구조가 안으로 덜 파고 들어간 방식이라 안경을 쓰고도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 접안렌즈 초점 조절 시 스텔라 2는 제법 큰 유격이 있습니다. 실 사용에 딱히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단단히 고정되는 느낌은 없습니다. 해외의 다른 사용기에도 같은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설계상의 결함으로 보입니다.
- 몸체 재질: 둘 모두 마그네슘 합금이라 단단합니다. 프리즘 고정도 MS 15x70과 스텔라 2 모두 단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 무게, 휴대성: 작은 프리즘 덕에 스텔라 2 쪽이 휴대성이 좀 더 좋습니다. 1.75kg으로 손으로 들고도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프리즘 뭉치가 작은 덕에 손으로 움켜잡기도 조금 더 편합니다. MS 15x70은 무게가 2.45kg으로로 삼각대 없이는 활용이 어려워 보입니다.
- 광학 성능: 상위 기종인 MS 15x70이 더 좋다고 합니다. 밝기, 대비, 주변부 선명도, 내부 반사 억제에서 더 뛰어나다는 평이 다수입니다. 색 재현 능력, 중심상이나 색수차 제어는 비슷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스텔라 2는 MS 15x70을 경량화한 염가판으로, 낮은 비용으로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10만원 초중반대에 판매되는 15x70 쌍안경보다는 확실한 우위에 있고, MS 15x70보다는 약간 아래에 있는 제품입니다, 가격도 둘의 중간 정도로 잡혀 있고요.
야간에 실제로 사용한 결과 첫 느낌은 꽤 좋습니다. 별상이 주변부까지 무난하고, 집광력도 구경 대비 충분히 괜찮습니다. 관측 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대도시, 보름달, 심한 미세먼지로 육안 한계 등급이 3등급에 불과한 상태) 은하수에 깔린 성단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건만 좋다면 꽤 풍성한 관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시간을 두고 사용한 다음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