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을 더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전용 프로그램(세차운동 및 고유운동
포함))을 개발해 현재의 성표와 비교해 본 결과,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정밀도가 예상보다 훨씬 떨어집니다(어느 정도의 부정확함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오차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났습니다). 또한 항현권 내부와 외부의 분점이 다소 다른 듯 합니다.
이로 인해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신법 천문도 및 여러 구법 천문학 자료와 비교해보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마 중국 고대의 성표 자료도 필요해 보입니다. 따라서 별을 완벽히 동정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지만, 불완전한 동정을 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나온 성도의 오차는 대략 다음과 같은 데서어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1. 관측 자료의 부족
아마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성도는 실측을 바탕으로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원본 성도를 작성할 때(고구려)에는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하였겠지만 조선 시대에 세차를 보정해 새로 새길 때에는 춘분점의 이동(적경 방향으로만)만을 고려한 것 같습니다.
북극성으로 '북극 5' 별자리의 끄트머리 별로 되어 있는 것이나 1395년을 분점으로 한 현대 성표와의 각도 차이로 보아서는
조선 시대에 별의 위치를 새로 측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고구려의 자료를 적경만 바꾼 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부정확한 투영법
아마 성도의 원본을 만들 때 별의 투영에 관한 정확한 개념이 성립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에 사용한
투영법을 등각투영이라고 가정하고(가장 적절해 보이는 투영법이었습니다.) 현대의 성표와 비교해 본 결과 별자리의 크기 및 별의
적경, 적위가 들쑥날쑥합니다. 분명히 등각투영법을 쓴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하게 쓰지 않고 눈에 보이는 데로 약간씩 고친듯한
느낌이 듭니다(등각투영을 할 경우 항은권 근처의 별은 원주의 방향으로 심하게 늘어나 원래의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게 됩니다).
고구려에서 만든 원래의 성도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조선 태조대에는 정확한 투영법의 개념이 성립되어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3. 작도 기술의 부족
성도의 주요 선을 그릴 때 그렇게 정밀한 기술을 쓴 것 같지 않습니다. 황도는 타원형으로 그려져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원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추분점은 약 11도의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이 문제는 별을 그릴 때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듯
합니다.
참고로 동정을 시작할 때 서울의 위도를 북위 37.5도로 가정하였습니다(경복궁의 위도입니다). 그런데 성도에는 36.8도 정도로 그려져 있는 듯 합니다. 추후에 새로 계산을 해 보아야겠습니다.
한편, 지금 개발중인 투영 프로그램에 예정에 없었던 세차운동 계산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별과 성경의 별자리에
적용하여 작동시켜본 결과 아무 문제없이 작동합니다. 이르면 0.4.xx 판에 세차운동의 계산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