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지켜보고 있는데, 남해상으로 태풍을 닮은 작은 폭풍이 지나는 중입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아직 정확히 찾아보진 못했습니다만 17일부터는 확실히 있었고요, 17일 오키나와 약간 북쪽의 바다에 있던 것이 지금은 남해안까지 접근했습니다. 오늘 낮에는 육상으로 진입할 것 같아요.
간단히 분석을 해 보니 구조적으로는 열대성 저기압(발달하면 태풍이 되는)과 기본적으로는 같은 계열로 보입니다. 상하층이 온핵(worm core)으로 이어지는 순압 구조가 나타나고, 온대저기압과는 다르게 저기압 발생을 지원하는 대기 상하층의 역학 구조도 없습니다.
다만 규모가 많이 작고 약해서 열대성 저기압이나 태풍으로 분류하진 않아요. 그래도 강수레이더 영상이나 지면의 바람을 보면 태풍의 미니어처 같은 모양은 나옵니다.
* 미국 쪽에선 Mesoscale convective vortex라고 분류를 하는 것 같은데요. 이 글에서 소개하는 현상은 이 범주로 넣기에는 수명이 좀 깁니다. 아마 따뜻한 해상에서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는 덕분인 것 같습니다.
** (추가, 2023. 8.20.) 다른 기상분석 사이트에는 이 현상을 열대저기압의 전 단계인 열대요란(tropical disturbance)으로 분류를 해서 감시를 하네요.
다음은 2023년 8월 18일 아침(9시)부터 19일 아침(9시)까지 6시간 간격의 위성사진(출처: 기상청 홈페이지)입니다. 소용돌이의 위치나 모양 변화가 흥미롭습니다.
다음 사진은 천리안-2B로 찍은 소용돌이의 모습입니다(출처: 국립해양조사원). 어제 낮(18일 오후 2시 15분)이라 일본 규슈 서쪽에 있습니다.
이 때는 좀 더 태풍 비슷한 모양새가 나옵니다.
한국 주변에선 한여름에 간혹 비슷한 현상이 생깁니다. 매년 2~3회 이상은 일어나는 것 같고요. 한반도 근처에서 발생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바다가 따뜻해지면 발생빈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좀 맑아졌으면 좋겠네요..
(추가, 2023. 8. 20.) 한반도로 상륙하면서 없어지나 했더니만, 동해로 빠져나와서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생각보다 생명력이 끈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