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매우 드문 천문현상이 일어납니다. 바로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현상인데요, 한 세기에 두 번 정도 일어나는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이번 세기에는 2004년 6월 8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일어나는 금성의 태양면 통과인데요, 다음 발생은 2117년 12월 11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번 기회가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혹시 이 글의 독자 중에 2117년까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분은 없겠지요?).
이번 금성의 태양면통과 현상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관측하기에 가장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시작부터 종료까지, 모든 과정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인도, 아라비아, 중앙아시아,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일출 시에,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북부에서는 일몰 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 동부와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아쉽게도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 2012년 6월 6일 금성의 태양면 통과 관측 가능 지역. 하얀색 부분이 최적지입니다.
(출처 : NASA 일식정보 사이트, http://eclipse.gsfc.nasa.gov/OH/transit12.html )
태양면 통과가 일어나는 시각은 한국에서는 주로 오전 시간대가 됩니다. 한국에서는 아침 7시 10분 경 금성이 태양 앞을 서서히 가리면서 시작되어 오전 10시 30분쯤 최대가 되었다가, 오후 1시 40분 경에 금성이 태양을 완전히 벗어나면서 끝납니다. 지구 중심에서 관측한다고 가정할 때, 각 단계별로 정확한 시각은 아래와 같습니다(한국시 기준).
제 1 접촉(시작) : 07시 09분 38초
제 2 접촉 : 07시 27분 34초
최대 : 10시 29분 36초
제 3 접촉 : 13시 31분 39초
제 4 접촉(종료) : 13시 49분 35초
▲ 2012년 6월 6일 금성의 태양면 통과 진행 시각
(출처 : NASA 일식정보 사이트, http://eclipse.gsfc.nasa.gov/OH/transit12.html )
각 단계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각은 관측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지구 표면의 관측 위치에 따라 금성과 해가 늘어서는 상대적인 배열이 달라지기 떄문에 발생하는 시차가 원인인데, 국내에서는 관측지점에 따라 1~2분 정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합니다. 해외로 나간다면 7분 정도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렬한 태양빛에 눈을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6시간이 넘는 긴 시간에 걸쳐서 일어나는 현상인 만큼 철처히 준비해야 합니다 .
태양 관측 시 주의할 부분은 다음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안전한 태양관측법
http://blueedu.dothome.co.kr/xe/12484
또한 일식이나 월식과는 다르게, 태양 앞을 지나는 금성의 크기는 작기 때문에 맨눈으로는 자세한 관측이 어렵습니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금성은 지구와 비슷한 크기를 가지는 행성으로 태양과 비교하면 지름이 약 1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태양면을 통과할 떄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태양과 금성 사이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서(약 1/3), 상대적으로 더 크게 보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성의 겉보기 지름은 태양의 1/30에 불과합니다. 각크기로 따지면 59초, 약 1분 정도의 크기가 되는데, 이는 맨눈으로 본다면 시력이 1.0 이상일 때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즉 원활한 관측을 위해서는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쌍안경의 경우 배율이 7~15배 정도면 관측에 적당합니다. 구경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작은 쌍안경으로도 충분합니다. 다만, 삼각대에 고정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더욱 편리하게 관측할 수 있겠지요.
망원경을 쓰는 경우는 30~40배 정도로 관측하면 편안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배율을 좀 더 높이면 제2접촉 직후와 제3접촉 직전에 생기는 '검은 방울 효과(black drop effec)'를 관측할 수도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관측할 때도 높은 배율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구경이 작은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관측할 수 있습니다. 구경이 크면 더욱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겠지만, 관측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관측할 때 꼭 지켜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반드시 태양관측 전용으로 나온 태양필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눈 보호를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냥 가시광선만을 차단해주는 필터를 쓰면 절대 안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링크를 겁니다.
▷안전한 태양관측법
http://blueedu.dothome.co.kr/xe/12484
전문적인 태양필터를 쓰더라도 꼭 대물렌즈 앞쪽에 부착하는 형태로 된 것을 써야합니다. 그래야 안전합니다.
사진 촬영은 135포맷 환산으로 400mm 이상의 초점거리를 가지는 망원렌즈를 쓰면 금성이 태양 앞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담을 수 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카메라들은 대부분 1000만 화소가 넘기 때문에 400mm 정도로 촬영을 하고 태양 부분을 잘라내면 적당히 쓸만한 영상을 얻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태양을 화면 가득히 채우려면 환산 2,000mm 정도의 망원렌즈가 필요하며, 금성만 확대해서 커다랗게 찍고자 하는 경우라면 10,000mm 이상의 초점거리가 필요합니다. 일반인의 수준에서 이런 초점거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천체망원경을 이용해서 확대해서 찍는 방법밖에 없지요. 그러나 별 보는 것을 전문적인 취미로 하지 않는 한 필요한 장비를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성능이 좋은 망원경 뿐만 아니라 망원경을 받쳐주는 튼튼한 받침대까지 필요한데, 이런 장비들은 매우 비싸기 때문이지요.
일반인들이 쓸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촬영 방법은 어포컬(afocal) 촬영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망원경의 접안렌즈 부분에 렌즈를 모두 장착한 카메라를 대고 촬영하는 방법인데요, 시민천문대에 설치된 망원경이나 쌍안경에 눈을 대는 대신 카메라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해를 커다랗게 찍을 수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카메라처럼 작은 카메라로도 훌륭한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방법도 매우 간편합니다.
카메라의 렌즈를 접안렌즈의 가운데에 놓고, 초점을 맞춘 다음 셔터 버튼을 누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다만 이때 카메라의 노출 보정 기능을 이용하여 -1EV 정도 부족으로 맞춰놓고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이 기능은 거의 모든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메라는 렌즈가 커다란 고급형 카메라보다는 작은 렌즈를 가진 소형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또는 일반 휴대전화에 포함된 카메라가 촬영에 더욱 편리합니다. 렌즈가 작아서 사진 주변으로 검게 나타나는 테두리 부분이 작고, 다루기도 쉽기 떄문입니다.
▲ 스마트폰으로 어포컬 촬영하기 1
▲ 스마트폰으로 어포컬 촬영하기 2. 눈으로 보는 곳에 카메라를 대는 것만으로 끝입니다.
이번 세기에는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금성의 태양면 통과입니다. 마침 6월 6일, 공휴일이라 날씨만 좋다면 관측하기에도 좋습니다. 나중에 아쉬워하지 말고, 이번에 꼭 보세요.
* 금성의 태양면 통과에 관한 자세한 정보
- NASA Eclipse website : http://eclipse.gsfc.nasa.gov/OH/transit12.html
- 금성의 태양면 통과에 대한 설명 : http://ko.wikipedia.org/wiki/%EA%B8%88%EC%84%B1_%EC%9D%BC%EB%A9%B4%ED%86%B5%EA%B3%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