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2014.06.16 00:38

선거 이후에..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글은 6월 11일 밤에 쓴 글입니다.

-------------------------------


선거가 끝나고 대략 일 주일, 예상대로 남경필은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민주당과의 연정을 제안하고, 새누리당 소속이지만, 자신은 합리적인 인사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경기도지사라는 직을 발판삼아 차기 대권주자로 거듭나려는 준비를 착실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박근혜를 활용했지만, 이미 박근혜의 정치적 생명이 쇠하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 챘을 겁니다. 이전의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그는 새누리당의 지지를 가져가면서도 중도적 이미지를 통해 상대 정파의 표를 끌어오는 전략을 쓰게 될 것이고, 이 계획은 그의 상당히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새누리당 내의 경쟁세력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관건이겠죠.


원희룡과 남경필은 새누리당에서 비슷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행동은 좀 달랐습니다. 원희룡은 소장개혁파로서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주장을 강하게 하면서도, 정작 정치적 손실이나 부담은 회피하는 식으로 행동해온 반면, 남경필은 자신의 정치적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일단은 강자에게 굽히는 식의 선택을 해 왔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기회가 오면 하려던 말을 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보여주었죠. 결과적으로 남경필은 원희룡에 비해 소신이 약하다는 느낌을 줬지만, 대중에게 개혁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주류에서도 소외받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교활하단 이미지가 있지만, 기억이 오래가지 못하는 한국정치의 특성을 볼 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리한 선택이죠(옳은 선택이란 뜻은 아닙니다). 이미지를 약간 나쁘게 가져갈 순 있지만, 대중의 기대치를 줄여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난을 줄이면서도 당의 다른 인사에 비해서는 낫다는 인상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정치적으로 들어가고 나올 때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정치적 감각이 원희룡 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겠지요. 원희룡은 개혁적이고 여당인사로는 합리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당론에 끌려가거나, 자신의 손해가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주장을 굽히고 당에 끌려가는 선택-동시에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행동해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약점이 더 많습니다. 제주4.3항쟁 관련법에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예가 되겠죠. 아마 원의 이런 행동은 자신의 화려한 이력과 그로 인한 자존심이 바탕에 깔려있을 것입니다. 이 자존심이 그의 행동반경을 좁히고, 결국 정치적 성장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희룡은 자신의 의식 속에 가진 것이 많고, 아직 자신을 내던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여권의 다른 인물을 살펴보면, 김문수는 앞으로는 잘 해야 국회의원 자리를 보전하는 것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그는 새누리당과 각을 세우면서 당의 주류에도 끼지 못했고, 경기도지사를 하면서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에서는 몇 가지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했고요. 경기도지사가 정치적 인생의 최대치로 남을 거라고 봅니다. 홍준표 역시 지역의 정치적 기반을 어느 정도 다지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겁니다. 그의 정치는 이미 과거형입니다. 김무성은 당권을 잡을 수는 있을 겁니다. 정치적으로 노련하고, 자신의 영역을 꽤 단단하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만 역시 구태정치의 이미지가 강하고, 도덕성에 흠결이 매우 많습니다. 아마 이 문제는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을 거고, 본인도 강한 2인자에 만족하겠지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첨언하자면 새누리당 내에서 권력의 중심이 소장파로 옮겨가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들은 정치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서는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

  1. 월면 산책 file

  2. 남해상에 태풍을 닮은 작은 폭풍이 지납니다. file

  3. 6.12 북미정상회담과 6.1 남북고위급회담을 앞두고

  4.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으며

  5. 2018년 5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6. 문창극 사태를 보며..

  7. 선거 이후에..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 16 Next
/ 16
Powered by X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