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11월 26일에 생긴 짙은 안개. 시정은 약 300m 정도로 추정됩니다. (촬영장소는 경북 고령)
지난 2009년 11월 26일에는 전국 곳곳에 짙은 안개가 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공항이 마비되고 교통 흐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 2009년 11월 26일 9시 33분의 합성 영상(기상청)
지상의 넓은 면적에 발생한 짙은 안개는 위성 영상에도 나타납니다. 위의 영상은 2009년 11월 25일 오전 9시 33분에 촬영한 영상입니다. 합성영상으로 가시광 영상은 붉은색으로, 적외선 영상은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안개는 고도가 낮고 온도가 높은 편이라서 적외선 영상으로는 관측하기 어렵습니다. 가시광선으로 찍은 영상에는 잘 나타나는 편인데, 위의 그림에서는 연두색, 하늘색으로 표시해 둔 부분이 안개가 낀 영역입니다.
연두색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은 지상에서 생긴 안개인데, 골짜기를 따라 퍼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상에서 주로 생기는 복사 안개의 경우, 두께가 얇기 때문에 높은 고도까지 상승하지 못하고 낮은 골짜기에서만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지상에서 생긴 안개는 위성영상에서는 시간에 따른 위치의 이동이 거의 없고, 낮이 되면서 안개가 옅어짐에 따라 면적이 좁아지고 색이 연해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를 해 둔 곳은 이 글의 첫머리에 있는 사진을 촬영한 곳입니다. 짙은 안개로 인해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처럼 보입니다. 아래에 있는 두 장의 사진도 같은 곳에서 찍었습니다.
▲ 안개로 인해 바닥이 젖은 옥상
▲ 안개가 낀 거리
하늘색으로 표시를 해 둔 곳은 해상 안개가 낀 곳입니다. 차가운 바다 위로 습기를 많이 머금은 따뜻한 공기가 지나갈 때 주로 생깁니다(이류안개). 이렇게 생긴 해무는 두껍고 발생 범위가 넓습니다. 지속 시간도 길어서 며칠씩 안개가 유지되기도 합니다. 바다 안개는 합성 영상에서 아주 붉게 나타나며,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이동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새벽에서 아침 사이에는 넓은 면적을 덮고 있다가 낮이 되면 사라지기도 하며 해질 무렵에 갑자기 생성되기도 합니다. 위의 영상에서 서해 바다 가운데에 있는 안개는 안개에 이어진 낮은 구름과 함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해상의 안개는 해풍과 함께 해안가에 밀려들기도 합니다.
▲ 11월 2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33분까지의 합성 영상
이 영상은 2009년 11월 2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33분까지(한국시 기준)의 합성영상을 동영상으로 만든 것입니다. 육상의 안개는 12시 이후, 기온이 높아지면서 급격히 소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복사안개이기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면 안개가 빠르게 흩어집니다. 그러나 해상의 안개는 대낮에도 소산이 심하지 않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더 넓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해상 안개의 생성에는 해수의 온도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위성 사진은 같은 날 오후 1시 45분에 찍은 Aqua/MODIS 위성 사진입니다. 경북 내륙 지역에 남아 있는 복사 안개와 새만금 지구 앞바다에 있는 바다 안개입니다.
▲ 경북 내륙 지역의 산골짜기를 따라 퍼져 있는 짙은 복사 안개. 사진 아래쪽 가운데의 회색 부분은 대구 광역시
▲ 변산반도 앞바다에 있는 바다 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