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ISON 혜성(C/2012 S1), 수성, 화성 관측기(2013.11.16)

by 창환 posted Nov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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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5일, ISON 혜성의 아웃버스트 소식을 듣고 16일 새벽 혜성관측을 위해 망원경을 챙겼습니다. 16일 새벽 5시 30분 경부터 6시 20분까지의 혜성과 함께 수성, 목성, 화성을 관측을 했습니다.


관측지는 서귀포시 정방동입니다. 중소도시이지만 시가지라 광해가 약간 있습니다. 투명도는 구름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에서 4.5등급 정도까지 보이는 정도였죠. 대기는 투명한 편이었지만, 불투명한 구름이 많아 관측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시상은 매우 안정되어 있어서 고도가 10도가 안 되는 수성도 가장자리만 떨리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고, 고도가 높은 화성과 목성은 아주 안정된 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5월 이후로는 가장 좋은 시상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죠(목성의 관측 기록은 이 글에서는 생략합니다).


관측장비는 오리온(미국) Apex 127 막스토프 카세그레인입니다. 접안렌즈는 오리온 시리우스 25mm와 징후아 10mm 광시야 접안렌즈, 징후아 2배 바로우 렌즈입니다. 이날 관측 결과 Apex 127 망원경의 실용 최고 배율은 300배 내외인 것 같습니다. 450배로도 관측할 수 있지만, 상이 어두워져서 관측이 상당히 불편해집니다. 더 높은 배율이 필요하다면 구경을 키워야겠지요.


1. ISON 혜성

ison.jpg 

동쪽 하늘에 구름이 많아 항해박명이 시작된 이후(6시 10분 무렵)에야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하늘이 어슴프레하게 밝아져오는 상황이었는데요, 맨눈으론 보이지 않았고, 50mm 파인더로는 쉽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인더에 함께 보이는 θ Vir(4.4등급)과 비교했을 때 0.5~1등급 정도 어두워 보였습니다. 겉보기 밝기는 5등급 초중반대(5.1~5.5등급) 정도로 추정됩니다. 코마의 지름은 4~6분 정도로 꽤 작게 보였습니다. 50mm 파인더에서는 별처럼 보였고, 127mm 망원경으로는 옥색(또는 녹색)의 구상성단처럼 보였습니다. 꼬리는 보이지 않았고, 중앙에 별처럼 밝게 보이는 핵이 있습니다. 공 모양으로, 특별한 구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로 오리온 시리우스 25mm 프뢰슬 접안렌즈로 관측했습니다.


2. 수성

mercury.jpg 

역시 6시 무렵에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고도가 6~7도 정도로 낮지만 시상이 좋아 모습을 비교적 안정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상이 떨리긴 하지만, 반달 모양의 하얀 원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무늬는 보이지 않았고, 낮은 고도로 인하여 주변으로 잡색이 보입니다. 시직경은 7.1초입니다.


3. 화성

mars.jpg 

화성은 동쪽 하늘의 구름이 걷힐 때까지 기다리면서 관측을 하였습니다. 시직경 5.2초로 본격적으로 관측하기에는 크기가 작습니다. 밝기는 1등급 정도. 10mm 광시야 접안렌즈와 2배 바로우렌즈, 천정미러를 써서 300배 정도로 관측을 했습니다. 고도가 높고 시상이 좋아 상이 매우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위상은 반달과 보름의 중간 정도였고요. 각지름이 5.2초에 불과했지만 극관을 확인할 수 있었고, 표면의 무늬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망원경의 이론적 성능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관측이 가능했다고 할 수 있는 정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