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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혜성 C/2009 R1 (McNaught)

by 창환 posted Jun 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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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009 R1 (McNaught)


Sat_comet_WEB.jpg ▲ 40년만에 나타난 대혜성, C/2006 P1 McNaught. 2007년 1월, 낮에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밝은 혜성이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혜성과 별 관련은 없습니다만..(사진 출처: 위키백과, http://en.wikipedia.org/wiki/Comet_McNaught )


C2009_r1_mcnaught.jpg 

▲ 이번에 접근하는 새로운 혜성, C/2009 R1 McNaught. 2007년의 McNaught 혜성과 비교하면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2등급 중반까지 밝아지는 혜성은 드문 편입니다.(사진 출처: 위키백과, http://en.wikipedia.org/wiki/C/2009_R1 )



월드컵 열기에 가려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혜성 하나가 근일점에 접근하면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가장 밝아질 때의 고도가 낮고 흐린 날이 많은 장마철이라 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하늘이 열린 맑은 날 밤, 맨눈으로 혜성을 본다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C/2009 R1 (McNaught) 혜성은 천문학자 R. H. McNaught가 2009년 9월 9일에 발견한 혜성입니다. 처음 발견하였을 때에는 17.5등급에 불과한 어두운 혜성이었지만 태양에 점차 가까워지면서 꾸준히 밝아져 올해 7월 초에는 2등급 중반까지 밝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밝아진다면 2007년의 대혜성(C/2006 P1 McNaught)과 1997년에 접근한 헤일-밥(C/1995 O1) 혜성, 1996년의 햐쿠타케 혜성(C/1996 B2)에 이어 지난 십 수년 사이에 접근한 혜성 가운데 가장 밝은 혜성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1


1. C/2009 R1 (McNaught) 혜성의 위치


equ.png


위의 그림은 2010년 6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C/2009 R1 (McNaught) 혜성의 위치를 그린 그림입니다. 이 혜성은 6월 초 페르세우스 자리에 머무르다 6월 하순에서 7월 초에 마차부자리와 쌍둥이자리를 지나며 가장 밝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의 예상 등급은 약 2등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그림에 표시된 밝기보다 훨씬 밝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후 7월 중순 이후에 게자리를 지나며 점차 어두워져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인 6.5등급 아래로 어두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혜성의 밝기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으시려면 참고자료 1번 링크에 연결된 문서를 보시기 바랍니다.


2. 언제 관측할까?

C/2009 R1 (McNaught) 혜성은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가 관측에 가장 적당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한국에서는 장마철이라 맑은 날을 만나기 어렵고, 달 또한 밝은 시기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더구나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면서 고도가 많이 낮아지기 때문에 관측 조건은 상당히 나쁜 편입니다. 


먼저 저녁 시간을 살펴보겠습니다.


evening.png


위의 그림은 항해박명 시간의 C/2009 R1 (McNaught) 혜성의 위치를 그린 것입니다. 지평좌표계로 혜성의 위치를 그려 놓았기 때문에 배경에 있는 별의 위치는 날마다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위의 그림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저녁 시간에는 혜성을 제대로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혜성은 7월 3일(한국시 기준)에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가장 밝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 혜성의 고도는 항해 박명 시각을 기준으로 1도 정도에 불과합니다. 북서쪽 하늘이 완전히 열려 있고, 날씨가 좋다고 하더라도 2등급 정도의 밝기로는 제대로 된 관측을 하기가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나마 6월 말에는 고도가 조금 더 높아 조건이 조금 더 좋습니다만, 그래도 4도가 채 안됩니다.


새벽 시간은 6월 말까지는 조건이 조금 더 좋은 편이었지만, 7월로 넘어가면 역시 관측 조건이 매우 나쁩니다. 아래 그림은 항해 박명 시각에 혜성의 위치를 그린 그림입니다. 역시 지평좌표 기준으로 배경의 별은 매일 위치가 바뀝니다.


morning.png 

이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7월이 되면 새벽에도 거의 관측이 불가능해집니다(그러고 보니 이 글을 너무 늦게 올린 느낌이 듭니다. 사과드립니다).


이런 형편은 남반구에서도 마찬가지인지라(오히려 북반구보다도 관측 조건이 안 좋습니다), 올해 7월 지구 내에서는 조건이 좋은 환경에서 관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3. 그러면 어떻게 관측을 할까?

최선의 방법은 우주로 가서 관측을 하는 것입니다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7월이 되기 전에 혜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놓고, 북서쪽 하늘이 최대한 열린 곳을 찾아가 해가 진 지 얼마되지 않아 어스름한 하늘 속에서 혜성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도 맨눈으로는 관측이 어렵고 망원경을 써도 혜성의 핵만 어렴풋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등급이면 혜성 중에서는 아주 밝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빛으로 거의 오염되지 않은 어두운 곳에서 혜성의 고도가 제법 높을 때 관측을 해야 꼬리를 흐릿하게 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항해박명 시각이라면 하늘이 여전히 밝아서 예외적으로 밝은 혜성(예를들어 2007년의 대혜성처럼)이 아니라면 멋진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도시의 하늘이라면..


이 글을 조금 보름쯤 일찍 썼으면 좋을 뻔 했습니다..

(이 글은 2010년 6월 28일에 마무리하여 이곳에 게시했습니다.)



*주--

*1: 앞의 세 혜성을 제외하고 1996년 이후 발견된 혜성 가운데 겉보기 밝기가 3등급 보다 밝은 혜성: C/2000 WM1 (LINEAR) [2000년 최대], C/2002 V1 (NEAT) [2003년 최대], C/2004 F4 (Bradfield) [2004년 최대], C/2006 P1 (McNaught) [2007년 최대]


*참고 자료:
1) Seiichi Yoshida, http://www.aerith.net/comet/catalog/2009R1/2009R1.html
2)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2009_R1
3) IAU Minor Planet Center, http://www.cfa.harvard.edu/iau/Ephemerides/Comets/2009R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