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023 P1 (Nishimura) 혜성은 대략 일 주일쯤 전, 태양에 비교적 근접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에는 10등급 중반대의 혜성이지만, 궤도 계산 결과 올해 9월 18일쯤 근일점을 지나며, 약 3등급까지 밝아지리라는 예측이 나온 덕에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인데요, 관측조건이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근일점 무렵의 관측조건은 그리 좋은 편은 못됩니다.
근일점 거리가 0.22천문단위로 태양에 너무 가깝게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일점 전후, 5~6등급 정도일 때에는 많이 나쁘지 않은 상태로 관측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마침 달도 그믐 무렵이고요.
먼저 저녁 하늘에서 어떻게 보일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림은 9월 상순부터 10월 상순까지의 이동 궤적입니다. 저역 항해 박명 때의 지평좌표계로 나타낸 위치를 이은 선입니다. 배경의 별은 근일점 때인 9월 18일 항해박명 때의 모습입니다. 관측위치는 대전광역시입니다.
혜성은 9월 상순부터 중순 사이, 근일점 전후의 기간은 3~4등급대로 제법 밝아지리라 예상하지만, 아쉽게도 고도가 너무 낮습니다. 다행히 근일점일 지날 무렵 가장 고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항해박명 때의 고도가 불과 1도가 채 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시민박명에서 항해박명으로 넘어가는, 하늘이 어스름하게 밝은 시점에, 날씨가 아주 맑다면 서쪽이 완전히 트인 높은 산의 정상에서 코마를 겨우 관측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날씨가 매우 좋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관측이 어렵습니다.
새벽시간대에는 저녁 때보다는 한결 낫습니다.
아침 항해박명을 기준으로 그린 혜성의 이동 경로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근일점으로 점차 접근하는 혜성을 저녁 때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으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9월 6일이 되면 6등급 이상으로 밝아지고, 아침항해박명을 기준으로 15도 정도의 고도로 떠오릅니다. 이후 점차 밝아지지만, 고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아마도 9월 10일까지는 날씨만 따라준다면 망원경으로 혜성 관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사진은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촬영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다만 새벽에도 관측환경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므로, 동쪽이 완전히 트이고 고도가 높은 산지에 가야 원활하게 혜성을 즐길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 혜성은 아주 밝지는 않지만, 아쉬운 대로 관측 경험을 쌓아 두면 내년 10월 무렵, 아마도 1등급 이상으로 밝아질지도 모를 C/2023 A3 (Tsuchinshan-ATLAS) 혜성을 위한 좋은 연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디 즐거운 관측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