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장비

정립프리즘에서 알아두면 좋은 것들

by 창환 posted Feb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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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미러와 정립프리즘

 

천체망원경은 보통 상하좌우가 바뀌어서 보입니다. 그래서 지상을 관측할 때에는 상하좌우를 바꾸어주는 정립프리즘(erecting prism)을 쓰는데요. 정립프리즘을 준비하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만 이 글은 정립프리즘을 구입할 때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판매사에서 사양을 거의 공개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살펴볼 포인트를 정리해 두는 차원에서 써 봅니다. 

빨간색으로 강조한 사항은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항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면 미리 조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 규격

 - 31.7mm와 50.8mm가 있습니다. 망원경과 접안렌즈 규격에 맞춰 구하시면 됩니다.
 - 50.8mm 규격(2인치)은 광로 지름이 크지만, 광로가 길고 크고 무겁고 비쌉니다. . 
 - 31.7mm 제품(1.25인치)은 대부분의 망원경에 쓸 수 있고 구하기도 쉽습니다.
 - 50.8mm 규격 접안렌즈를 쓰지 않는다면 가볍고 저렴한 31.7mm 규격을 추천합니다만, 광로 지름이 큰 고급 쌍안장치를 쓰는 경우라면 50.8mm가 필요합니다. 

 

* 형태(90도/45도): 천체 관측에 적합한 90도 규격과 지상 관측에 적합한 45도 제품. 

 - 90도 체품은 천정 부근을 관측하기 편리해서 천문용으로 쓰면 좋습니다. 
 - 45도 제품은 지상 관측 시 자세가 더 편합니다. 
 - 둘 모두 루프프리즘 계열로 90도는 아미치 프리즘(Amici Roof Prism),  45도는 슈미트 프리즘(Schmidt Prism)을 씁니다.
 - 포로 프리즘을 쓰는 직시형 제품은 현재 시점에서는 거의 구할 수 없습니다. 

 

* 입사구/출사구 지름(광로지름)

 - 광로(빛이 지나는 통로)의 지름은 클수록 좋습니다. 너무 작으면 렌즈나 반사경으로 모은 빛을 가려 밝기와 분해능(해상도)에서 손실이 생깁니다. 
 - 실제 광로 지름은 기계 구조물 때문에 연결 규격보다 작습니다. 31.7mm 규격은 거의 28mm 미만이고, 대부분 24mm 전후입니다. 저가형 망원경에 끼워주는 제품은 20mm 정도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 광로의 지름이 접안렌즈의 필드스톱보다 작으면 비네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의 시야를 온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 반사방지 코팅

 - 빛 손실을 줄이고 대비가 높은 상을 얻을 수 있도록 프리즘의 입사/출사면에 반사 방지 코팅이 필요합니다.  
 - 번들이나 저가형은 코팅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프리즘 표면에서 일어나는 반사 떄문에 7~8%의 빛 손실이 생깁니다. 프리즘 내의 손실을 감안하면 90% 대의 투과율이 나옵니다.
 - 반사 방지 코팅이 충실하게 이루어진 제품(전체 광학면 다층 코팅)은 97~99%에 이르는 투과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프리즘 내의 빛 손실은 BK7 소재 기준으로 통과 길이가 10cm(31.7mm 규격 45도 프리즘)이면 약 2%입니다. 5cm(31.7mm 규격 90도 프리즘)이면 약 1%의 손실이 일어납니다(가시광선).

 

* 프리즘의 가공 정밀도

 - 프리즘의 지붕(루프, roof) 부분 각도가 90도에서 어긋나면 상이 겹쳐 보이는 문제가 생깁니다. 쌍안경은 각도 오차가 3~4초각 미만이면 충분하지만 고배율 사용 빈도가 높은 정립프리즘은 더 정밀해야 합니다.  
 - 루프 부분 각도가 잘 맞더라도 루프선의 가공 정밀도가 낮으면 루프선의 수직 방향으로 스파이크가 발생합니다. 상의 선명도와 대비가 낮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고급 제품도 고배율에서 스파이크를 완전히 없애진 못합니다.
 - 프리즘 표면 가공도 정밀해야 합니다. 90도 프리즘은 2개의 반사면과 2개의 투과면이, 45도 프리즘은 4개의 반사면과 2개의 투과면이 있습니다. 가공정밀도가 낮으면 여러 번 반사/투과하면서 화질 저하가 커지므로 정밀한 가공이 필요합니다. 
 - 다만 이 부분은 판매사에서도 정확한 사양을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리뷰를 찾아 보거나 직접 확인해 보는 것 외엔 파악이 어렵습니다. 지상관측은 대부분 100배 미만에서 이루어지므로,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합니다. 

 

* 위상차보정 코팅

 - 루프프리즘은 대비와 선명도 저하를 막기 위해 위상차 보정 코팅이 필요합니다.
 - 그러나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한 제품 중에 위상차 보정 코팅을 적용한 정립프리즘은 전혀 없다고 보아도 될 정도입니다. 여러 곳에서 찾아본 결과, 위상차 코팅 적용을 명시한 제품은 딱 하나가 있었는데, 단독 판매 제품이 아니라 망원경 세트의 일부였습니다. 
 - 바더에서 판매하는 아스트로 아미치(Baader Astro Amici-Prism)처럼 금속 코팅을 적용한 제품은 위상차보정 코팅이 불필요합니다.

 

* 내부 난반사 방지 처리

 - 대비 저하 방지를 위해 프리즘 하우징의 무광 처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달처럼 밝은 천체를 관측할 때 중요합니다.
 - 특히 보급형 제품은 배럴 내부의 난반사 방지 조치가 허술한 제품이 많으므로 주의가(내부를 광택이 있는 페인트로 마감하는 경우가 흔함)합니다.
 - 프리즘 하우징 내부를 검정색으로 칠하고, 배럴 내부에 반사 방지를 위한 홈을 파 놓았는지, 검정도료가 무광 도료인지 확인하면 됩니다.
 - 프리즘 옆면도 검게 칠하면 좋지만, 이를 적용 제품은 드뭅니다. 또한 중고급 제품도 접안렌즈를 고정하는 부분 앞에 광택이 있는 경우가 흔한데, 따로 무반사 작업을 해 주면 좋습니다.

  

* 프리즘 재질(광학소자): 굴절률이 중요

 - 빛 손실 방지를 위해 고굴절(Bak4) 소재가 유리합니다. 다만 고굴절 소재는 색수차가 증가하는 단점도 생기므로 절대적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천체망원경에 연결하면 고배율로 종종 사용하는데, 이러면 색수차는 더 눈에 잘 띕니다). 
 - F5 미만의 단초점 망원경에 쓴다면 고굴절소재가 중요하지만, 장초점 망원경에 쓴다면 굴절률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장초점 망원경이라면 굴절률이 높은 Bak4보다 투명도가 가시광선 전파장에서 균일하고 아베수가 큰 BK7(굴절률이 낮음)이 더 좋습니다.
 - 접안렌즈를 꽂는 방향에서 프리즘을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살피면 저굴절 소재는 프리즘 위로 푸르스름한 그늘이 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 광로 길이

 - 망원경이 정립프리즘에 필요한 광로를 지원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 하우징으로 인해 생기는 추가 광로는 제품마다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 하우징을 제외하고 광로 지름이 같다고 가정하면 광로 길이는 이렇게 됩니다(A는 프리즘의 폭으로 보통 광로 지름보다 조금 더 큼, n은 굴절율).
   * 천정미러: A
   * 천정프리즘(정립X): A/n. n=1.5라고 가정하면 0.67*A
   * 90도정립프리즘(아미치): 1.7071*A. n=1.5라면, 1.138*A
   * 45도정립프리즘(슈미트): 3.4142*A. n=1.5라면, 2.276*A
   * 출처: Prism Tunnel Diagrams(https://www.edmundoptics.eu/knowledge-center/application-notes/optics/prism-tunnel-diagrams/ )
 - 31.7mm 규격은(프리즘 크기를 30mm로, 접안렌즈 하우징을 40mm로 가정) 이렇습니다.
   프리즘 내부(또는 거울)의 광로는 천정미러 30mm, 천정프리즘 20mm, 90도 정립 34mm, 45도 정립 68mm이고, 여기에 하우징 40mm를 더하면, 천정미러 70mm, 천정프리즘 60mm, 90도 정립 94mm, 45도 정립 108mm가 됩니다.  

 

* 외장 재질(하우징)

 - 쌍안장치처럼 무거운 장비를 달아도 안전하도록 튼튼한 금속재질을 추천합니다.

 

* 접안 고정부

 - 접안렌즈 흠집이 나지 않도록 장치가 되어 있으면 좋습니다.
 - 황동링 또는 플라스틱링을 더하거나 회전식 고정 방식이 있습니다.

 

* 필터 장착 가능 여부

 - 배럴 앞에 안시용 필터를 장착하는 나사산이 있으면 활용이 편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