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장비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 (3) 15x70

by 창환 posted Feb 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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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몬 익스프레스에서 샘플로 도입한 쌍안경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입을 고려 중인 제품으로 판매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최종 출시 제품과 사양이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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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70mm
배율: 15배
시야: 4.7도(82m at 1000m), 실측 약 4.4도
프리즘: 포로 프리즘. 고굴절 소재의 대형 프리즘
아이릴리프: 15~17mm(실측), 안경 쓰고도 활용에 무리 없음.
최후면 접안렌즈 지름: 23mm
초점조절: 개별 초점
무게: 1.79 kg(실측)
기타: 방수 지원, 전용 비노홀더 포함
(* 사양은 구경과 배율을 제외하면 실측값으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 15x70 쌍안경은 10x50의 대구경 버전입니다. 장거리 지상관측이나 천체 관측에 적당한 기기입니다. 

기본틀은 10x50 모델과 같습니다. 같은 몸체(프리즘, 접안렌즈 세트)에 대물렌즈만 70mm 구경으로 확대한 제품으로, 기본적인 특성은 10x50 모델과 같습니다. 배율이 1.5배 높아진 덕에 관측할 때 박진감이 더 좋다는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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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도 구경 차폐는 거의 없고(실구경 69mm 이상), 멀티코팅을 적용했습니다. 대물렌즈 안쪽 경통에 MS 기종처럼 난반사 방지를 위한 홈을 파진 않았지만, 내부에 차광링 2개를 설치하고 사포처럼 가공한 표면에 무광 검정 도료를 칠해 놓아서 난반사를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프리즘은 10x50 기종과 마찬가지로 크기가 넉넉합니다. 상위 기종인 헬리오스 스텔라 2 15x70 보다는 약간 더 커 보입니다. 몸체 내의 프리즘은 10x50 모델보다는 조금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잡광 유입에 취약할 것 같지만 실제로 확인을 해 보면 10x50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야간에 밝은 가로등이 주위를 가깝게 둘러싼 경우라면 관측에 지장을 줄 정도의 내부 반사상이 생기므로 주의를 해 주어야 합니다.

왼쪽 경통과 오른쪽 경통의 프리즘 고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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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을 설치한 본체와 접안렌즈는 10x50과 동일해 보입니다. 덕분에 상의 특징도 10x50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안경을 써도 불편하지 않은 아이릴리프에, 중심상 범위는 엄격하게 잡으면 40% 정도, 넉넉하게 잡으면 50% 정도이고 60% 까지는 크게 흐려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 70% 외곽부터는 급격히 흐려지고 최외곽은 흐려짐이 다소 심하다는 것까지 10x50 모델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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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수차는 배율이 높아지고 구경이 커진 탓에 10x50보다는 조금 더 많습니다. 그래도 낮에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경계가 도드라지는 풍경이 아니라면 크게 방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야간에도 달을 보면 테두리에 색수차가 나타나지만, 이외의 천체를 관측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별의 색상도 있는 그대로 잘 재현해 줍니다. 

이 쌍안경도 10x50 모델과 마찬가지로 상의 대비가 뛰어나고, 색재현 능력이 좋으므로 풍경을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역광, 순광 상황을 가리지 않고 높은 대비를 유지해 준다는 점에서 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고요. 빛이 좋은 날은 동공의 지름이 작아져 주변상의 흐려짐이 완화되므로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대물렌즈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입체감도 상대적으로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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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MS 시리즈를 기반으로 하고 15x70으로 규격이 같은 헬리오스 사의 스텔라 2(Stellar II)와 비교를 하면, 투과율은 두 기종이 거의 동일해 보입니다. 플라이아데스 성단을 이용하여 둘의 극한등급을 비교하면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중심상의 선명도도 둘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차이는 주변상에서 생기는데,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보다는 스텔라 2가 더 선명합니다. 중심상은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이 50% 정도라면 스텔라 2는 60% 정도이고, 70% 바깥의 주변상이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은 빠르게 무너지지만 스텔라 2는 완만하게 흐려지는 까닭에 최외곽에서는 차이가 제법 크게 벌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로몬 천체관측용 쌍안경 15x70은 중심상이 뛰어나고 광투과율이 우수한 덕에 천체 관측에서 상당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10x50 모델처럼 특정 천체를 집중해서 자세히 관측하는 때에는 주변상의 흐려짐이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하고요. 별상이 선명하게 서는 범위가 2.5도는 넘어서므로 플레이아데스(M45)나 오리온 성운(M42), 벌집성단(M44),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같은 대형 천체 관측도 훌륭하게 소화해냅니다. 별이 많은 지역을 조망하거나 어두운 천체를 찾아 별 사이를 건너뛸 때도 커다란 집광력 덕에 별 위치를 파악하기가 쉬워서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주변상이 더 선명하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은 듭니다. 

시야 중심부의 해상력은 좋은 편입니다. 큰곰자리 미자르의 주성과 반성은 쉽게 구분이 됩니다(각거리 14초). 오리온자리의 트라페지움도 사다리꼴을 이루는 4개의 별 가운데 3개는 아슬아슬하게 구분이 됩니다. 달의 주요 지형도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60%까지는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쌍안경의 내부 반사 방지는 시야 내의 밝은 광원에 대해서는 훌륭합니다. 달을 시야 내 어디에 두더라도 특별한 반사상이 생기지 않습니다. 시야 밖의 밝은 광원도 특정 각도에만 조명이 자리 잡지 않는 한 괜찮습니다. 다만 특정 각도에서 생기는 내부 반사는 꽤 심해서 관측에 방해가 됩니다(시야 밖에 있지만 쌍안경의 내부로 밝은 빛이 직접 비치는 경우. 예를 들어 사방이 가까운 가로등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관측할 때). 천문관측이 대체로 조명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 반사 문제는 거의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밝은 가로등 아래에서 관측하는 경우라면 주의해야 합니다(내부 반사가 생기는 특정 각도 범위만 피해주면 됩니다). 스텔라 2와 비교하면, 시야 외부의 광원으로 인한 잡광 제어는 솔로몬 쪽이 더 뛰어납니다(스텔라 2 쌍안경은 이 분야에서 많이 취약합니다).

전용 비노홀더를 장착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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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포함된 비노홀더는 훌륭합니다. 쌍안경에 장착하면 앞뒤로 움직여 무게 중심을 잡아줄 수도 있고, 착탈도 편리합니다. 금속 재질로 만들어 튼튼하므로 쌍안경을 진동 없이 잘 지지해 줍니다. 

다른 부속품은 10x50처럼 부실합니다. 쿠션이 없는 가방에 신축성이 없는 스트랩까지 비슷합니다. 다만 70mm 구경의 쌍안경은 크고 배율도 높은 편이라 스트랩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삼각대 거치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천체 관측용으로 쓰기에는 괜찮은 보급형 기기입니다. 크고 무거워서 삼각대 거치를 전제로 사용하는 기종이라 범용성은 10x50보다 떨어집니다만, 커다란 구경 덕에 집광력이 50mm 쌍안경의 2배에 이르므로 어두운 별을 보는 데는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합니다. 주변상은 아쉽지만, 차폐가 생기지 않는 충실한 광로 설계와 대형 프리즘 덕분에 70mm의 집광력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입니다. 새 제품이 10만원 중후반대에 판매되는 다른 보급형 15x70 기기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성능인지라, 가격만 적당한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보급형 천체 쌍안경으로는 꽤 훌륭한 기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