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eyes 5x 바로우렌즈는 얼마 전 쓴 보급형 5배 바로우 렌즈 비교 리뷰에서 간단히 다룬 제품입니다.
겉보기엔 미화 18달러 남짓의 평범한 보급형 바로우렌즈인 것 같은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그래서 이 제품만 따로 쓰게 되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본 사양입니다. 실측을 기준으로 적겠습니다.
- 품명: Angeleyes 5x barlow lens
- 가격: 미화 18.33달러(2022년 12월 17일 기준)
- 확대배율: 3배
- 렌즈 구성: 2군 3매
* 1군 2매 구성의 아크로매틱 바로우 후면에 1군 1매의 볼록렌즈 추가로 텔레센트릭(Telecentric) 설계 적용
- 반사방지 코팅: 전체 광학면 다층 코팅(Fully multicoated)
* 렌즈 테두리의 난반사 방지를 위한 검정색 칠은 적용하지 않았음.
- 입사구 지름: 14mm
- 규격: 31.7mm
- 몸체 재질: 금속
- 접안렌즈 고정 방식: M3 볼트 1개
- 기타
* 접안렌즈 추락 방지를 위한 추락 방지홈 있음.
* M42 규격 T2 카메라 어댑터 연결 가능
* 31.7mm 규격 필터 장착 가능
- 제조국: 중국
사양을 보면 가격 대비 상당히 충실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배율이 사양과 많이 다르긴 하지만, 3배 바로우로 구입한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외관은 특별한 구석이 없습니다. 아래에 렌즈가 붙어 있고, 접안렌즈는 볼트 하나로 고정합니다. 저가형 제품이라 접안렌즈 손상을 막아주는 황동고리는 없습니다. 단단히 고정은 되지만, 접안렌즈에 나사가 누른 자국이 남습니다.
접안렌즈 고정 볼트 뒤쪽에는 M42x0.75 규격의 나사산이 있어 M42 규격의 카메라는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촬영 목적으로 쓴다면 꽤 큰 장점입니다.
망원경에 고정하는 은색 부분에는 바로우렌즈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은색 부분은 나사 방식으로 결합되어 힘을 주어 돌리면 검정색 몸체와 분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우렌즈만 따로 뽑아 쓸 수는 없는 방식입니다. 검정 몸체 부분에도 렌즈가 한 장 설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사진 참고). 즉 은색 부분과 검정색 부분의 렌즈가 세트를 이루는 까닭에 바로우만 따로 분리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접안부에서 밝은 곳을 바라보면 내부의 난반사 방지 처리가 어느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난반사 방지는 평범합니다. 두 렌즈군 사이에는 무광 검정도료가 칠해져 있고, 촘촘하게 홈을 파 놓아서 난반사 억제가 꽤 잘 이루어지지만, 렌즈 후면, 접안렌즈를 꽂는 부분은 광택이 있는 검정색 페인트로 칠했습니다. 접안렌즈를 끼워쓰거나 31.7mm 규격의 카메라 어댑터를 별도로 쓴다면 이 부분이 모두 가려지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M42 나사산에 카메라를 직접 연결해서 쓴다면 반사광이 문제가 됩니다. 카메라에 직접 연결해서 쓰는 경우 무광 검정칠을 다시 해 준다든가 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반사 방지를 위한 렌즈 코팅은 모든 광학면에 다층막 코팅을 적용했고, 품질은 훌륭합니다.
이 제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2군 3매 구성에 텔레센트릭 설계가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3매 구성 렌즈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가격대에 텔레센트릭 설계가 적용된 것은 굉장히 특이합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제품을 판매하는 곳 어디에도 이런 중요한 특징을 알리지 않습니다. 사실 그래서 굳이 이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참고] THE BENEFITS OF TELECENTRIC SYSTEMS |
Telecentric System or Barlow Lens? A Barlow lens is the best-known way to change the focal length and thus the focal ratio of a telescope. A telecentric system is similar to a barlow, but also contains an additional positive lens...... |
텔레센트릭 설계는 렌즈를 통과하는 빛다발이 입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평행하게 나가도록 하는 설계입니다. 익스플로러 사이언티픽의 포컬 익스텐더나 텔레뷰의 파워메이트(Powermate)에 적용된 방식으로 바로우와 접안렌즈의 거리를 바꾸어도 확대 배율이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이점은 ADC를 쓸 때는 꽤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다른 차이점으로는 바로우와는 다르게 접안렌즈의 아이릴리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빛다발을 수직으로 넘겨주므로 협대역 관측을 할 때는 꽤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다만 렌즈 설계가 복잡해지므로 보통은 고급 제품에 적용합니다.
이 제품에 적용된 광학계는 고급기들처럼 4매 구성은 아닙니다. 바로우 부분은 아크로매틱 구성이지만, 발산되는 빛다발을 잡아주는 볼록렌즈는 단일 구성의 매니스커스 볼록렌즈입니다. 색수차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4매 구성보다는 구면수차 같은 다른 광학 수차를 제어하는데 불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텔레센트릭 렌즈가 필요한 경우, 20달러 미만에서 고를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는 점에서 꽤 중요한 특징입니다.
광학 성능은 보급형 3배 바로우렌즈로는 괜찮습니다.
보유한 몇 가지 방식의 망원경에 결합하여 사용한 결과, 단초점의 아크로매틱 굴절망원경(F5.5)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습니다. 스보니의 2매 구성 3배 바로우렌즈와 비교하면 청색 계열의 색수차가 조금 도드라지는 편입니다.
그러나 반사망원경과는 꽤 훌륭하게 어울립니다. 130mm, F5인 뉴턴식 반사망원경에 사용한 결과 딱히 색수차가 나타나지 않고, 시야 주변부에서도 회절원반이 뚜렷하게 잘 유지됩니다. 20달러 미만이라는 가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꽤 괜찮습니다.
한 가지 더할 팁이 있다면, 이 제품을 약간 개조하면 고배율의 바로우렌즈로 쓸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검정색 몸체 부분에 있는 볼록렌즈를 제거하면 되는데요, 몸체 안에 렌즈를 고정하고 있는 부품만 풀어 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1군 2매 구성의 4.4배 바로우 렌즈로 쓸 수 있습니다. 텔레센트릭 광학계의 특성은 당연히 사라지지만, 고배율 바로우로도 합당한 성능을 보여주므로, 행성 촬영이나 고배율율 관측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아크로매틱 굴절과의 조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색수차가 도드라지는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반사망원경과 함께 쓰면 색수차 없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이 제품은 20달러 미만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썩 쓸만한 3배 확대렌즈입니다. 텔레센트릭 광학계를 찾는다면 이 가격에서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고요. 광학성능도 괜찮은 편이고, 특히 반사망원경과는 잘 어울립니다(단초점 아크로매틱 굴절망원경을 쓴다면 조금 망설여집니다). 5배 바로우로 쓸 수는 없지만, 저렴한 3배 바로우로는 충분히 추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