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달이 보이는 날씨라 시험삼아 촬영했습니다.
달 촬영 전용으로 70mm급 ED 굴절망원경이 딱 어울리겠다 싶은데, 요즘 망원경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70mm급 ED는 기종이 많지도 않은지라 색수차가 적은 장초점 아크로매틱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70mm F10 굴절 망원경을 상정하고 76mm 단초점 굴절망원경에다 마스크를 씌워 유효구경을 줄인 상태로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보그 76의 초점거리는 500mm이므로 구경을 60mm로 줄이면 70mm F10과 색수차가 얼추 비슷해집니다.
같은 렌즈 구성이라면 70mm F9.7 정도의 망원경과 비슷한데, 보그 망원경이 요즘 나오는 중국산 보급형 아크로매틱보다는 색수차 보정이 조금 더 나은 편이라 F10과 별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과는 안시로 보면 색수차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수준까지는 줄어든 덕에 보이는 느낌이 상당히 깔끔합니다. 200배 근처까지 올리면 상이 어두워지긴 하지만, 선명도는 괜찮게 유지됩니다. 60mm라는 유효구경을 감안하면 꽤 인상적인 성능입니다.
사진에서도 색수차가 크게 줄어들긴 합니다. 그러나 표면의 색을 살릴 수 있을 정도로 채도를 높이면 색수차가 확 올라옵니다. 아크로매틱의 한계는 70mm 구경에 F10 정도로는 극복하기 어려울 듯 하네요. 해상도는 유효구경이 같은 ED 망원경과 비교해도 그리 밀리진 않습니다.
목표는 저녁시간 퇴근 후에 바로 작업할 수 있게, 냉각 시간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구경 70~80mm 정도의 망원경인데요. 80mm 트리플렛이나 90mm급 막스토프로 가는 게 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90mm급 막스토프는 겨울철에 냉각 시간 20분 이내로 상이 안정화되려나요?
* 날씨가 좋아 목성과 토성을 추가로 촬영했습니다. 색수차 때문에 색감은 별로지만, 선명도는 60mm 아크로매틱으로는 괜찮게 나온 듯 합니다. 이제 큰 망원경을 꺼내야 할 때가 된 듯 하네요.
- 촬영 일시: 2022. 8. 3. 오후 29시 59분(KST)
- 촬영 장소: 대전
- 망원경: BORG 76mm 아크로매틱 망원경(구경을 60mm로 줄임)
- 보정렌즈: 스보니 3배 바로우렌즈
- 가대: AZ-GTi 경위대
- 카메라: ZWO ASI224MC
- 소프트웨어: ASICap, AutoStackkert 3, Photoshop
- 30초씩 촬영 후 상위 50% 스택, 14장 모자이크 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