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장비

스보니(Svbony) 5배 바로우 렌즈 사용기

by 창환 posted Jul 23,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v5x_1.jpg

 

< 사양 >
- 확대배율: 5배(실측: 3.6배.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규격: 31.7mm
- 광학계: 3매 아포크로매틱(실측: 2군 2매, 색수차 감소 설계 없음)
- 코팅: 다층 코팅(실측: 4개의 광학면 중 바깥쪽 2개면 다층코팅, 안쪽 2개면 코팅 없음)
- 재질: 알루미늄(몸체), 광학유리(렌즈)
- 크기: 전체 78mm, 삽입부 32mm
- 무게: 85g(실측: 87g)
- 가격: 약 24,000원(2022년 7월)

 

바로우 렌즈는 망원경의 초점거리를 늘이는데 쓰는 부속품입니다.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간단히 배율을 바꿀 수 있어 널리 쓰입니다. 보통 3배 이하의 제품을 많이 씁니다. 5배 바로우는 보통 권하지는 않지만, 단초점 망원경에서 행성 관측을 위해 높은 배율을 얻어야 할 때에는 필요합니다. 

이번에 구한 바로우 렌즈는 스보니에서 판매하는 보급형 제품입니다. 이전의 경험으로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적당한 가격에 가격 대비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었던지라, 이번에도 구입을 해 보았습니다. 용도는 단초점 굴절 망원경에 연결하여 행성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일단, 행성이나 달을 촬영하기 전 제품의 성능을 먼저 확인해 보았습니다. 

 

1. 만듦새

만듦새는 보급형으로는 무난합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몸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가공은 특별한 흠집 없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규격도 잘 맞고, 모서리도 날카롭지 않아서 다칠 위험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 고정부는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아쉽습니다. 접안렌즈는 짧은 나사로 고정하는데, 같은 회사에서 판매하는 다른 바로우 렌즈 제품과는 달르게 접안렌즈 손상을 막는 황동링은 없고, 나사 손잡이 크기가 작아서 단단하게 고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손나사를 잡아주는 금속 몸통 부분이 얇아서, 풀어 놓은 상태에서는 고정 나사가 쉽게 빠져 분실 위험이 있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광고에 "Safety undercut and brass compression ring"라고 적어 놓았는데, 허위 사양입니다. 

P7231670.JPG
< 접안렌즈 고정을 짧은 손나사 하나로 합니다. >

 

2. 광학계

광학계는 실망스럽습니다. 제조사에서 안내하는 대로라면 꽤 매력있는 광학계입니다. 저렴한 가격에도 3매의 아포크로매틱(Apochromatic) 설계를 적용하여 색수차를 줄이고, 멀티 코팅을 적용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허위입니다.  

P7231658.JPG
< 내부를 분해한 모습. 렌즈는 오목렌즈 2장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

분해를 해서 살펴보면 이 렌즈는 2장의 오목렌즈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포크로매틱 설계는 당연히 아니고, 아크로매틱 설계도 아닙니다. 색수차 저감이라는 측면에서 오목렌즈 1장을 써서 만든 초저가형 바로우와 별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반사방지 코팅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녹색 계열의 다층막 코팅(multi-layer coating)을 적용하긴 했지만, 4개의 광학면 가운데 2개의 면에만 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2개 면은 코팅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형식상 멀티 코팅이 분명하긴 합니다만, 실제 투과율은 모든 광학면에 단층 코팅을 적용한 것보다도 못합니다. 눈속임이라는 의심이 좀 강하게 드는데, 반사방지 코팅을 적용한 2개 면이 눈에 잘 보이는 바깥쪽이기 때문입니다. 

lens_1.jpg
< 렌즈의 반사방지 코팅. 두 렌즈 모두 한쪽 면에만 반사방지 코팅을 적용했습니다. 코팅이 없는 면에서 반사광이 꽤 강하게 보입니다. >

 

lens_2.jpg
< 바로우 렌즈 바깥에서 보면 뛰어난 반사방지 코팅이 적용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안쪽의 광학면에는 반사방지 코팅을 전혀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3. 성능

광학계 구성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히, 성능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중심부 선명도만 보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주변상이 급격히 무너집니다. 색수차도 많이 생깁니다. 중심부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주변부에서는 색수차가 쉽게 눈에 뜁니다. 이 색수차는 실제로 별을 관측할 때도 눈에 쉽게 띕니다. 이런 특성은 사진을 촬영해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사진에선 중심부에도 색수차가 나타납니다. 광학 성능은 초저가 망원경에 번들로 끼워주는, 1장 짜리 렌즈 구성의 바로우 렌즈와 동일한 수준입니다. 

r60_l4_ap267.jpg r60_sv3x_l4_ap988.jpg r60_sv5x_l4_ap977.jpg

< 촬영 결과물 비교. 왼쪽부터 바로우렌즈 없이 촬영, 스보니 3배 바로우렌즈, 스보니 5배 바로우렌즈. 사진의 왼쪽 절반은 원본이고 오른쪽 절반은 색수차가 쉽게 보이도록 채도를 높였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60mm ED 굴절망원경과 ASI224MC 카메라 사용하여 촬영한 비교 사진입니다. 바로우 렌즈 없이 촬영한 사진은 작지만 선명합니다. 스보니 3배 바로우로 촬영한 사진도 선명한 편이고, 중심과 주변의 화질 차이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스보니 5배 렌즈로 촬영한 사진은 주변부 선명도가 크게 떨어지고, 대비도 상당히 낮습니다. 피사체 주위로 녹색 글로우가 보이는데, 색수차가 원인입니다. 색수차 저감 설계가 빠진 탓에 색수차가 심합니다. 사용한 카메라의 센서 크기가 아주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화질 저하가 큰 편입니다. 

확대배율은 사양보다는 작습니다. 카메라 앞에 바로우렌즈를 장착하고 촬영하면 약 3.6배 정도 나옵니다. 망원경 구성에 따라 확대 배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5배로 광고할 수준은 분명히 아닙니다. 

 

 

결론만 말씀드린다면, 이 제품(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동일한 사양의 제품도)은 거르시기 바랍니다. 가격이 싼 편이긴 합니다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수준의 품질입니다. 

 

* 스보니에서 판매하는 다른 2배, 3배 바로우 렌즈들은 가격 대비 꽤 뛰어난 만듦새와 성능을 보여줍니다만, 이 제품은 아닙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