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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크론 사바나(Savanna) 6x30 WP 사용기

by 창환 posted Oct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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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크론 사바나(Savanna) 6x30 WP

<사양>

- 구경 : 30mm

- 배율 : 6배

- 시야 : 8.0도(겉보기 48도)

- 아이릴리프 : 21mm

- 프리즘 소재, 방식 : Bak4, 포로 프리즘

- 코팅 : 전체 광학면 멀티 코팅

- 최소 초점 거리 : 3m

- 크기 : 116x160mm, 485g

- 특징 : 생활방수 지원(질소충전)

- 부속품 : 대물렌즈/접안렌즈 덮개, 스트랩,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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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크론 사바나(Savanna) 6x30 WP 쌍안경은 보급형 저배율 포로프리즘 쌍안경입니다. 옵티크론에서는 가장 저렴한 제품군에 속하지만, 성능은 제법 좋은 편입니다. 배율이 낮은 덕에 보이는 상이 선명하고 편안합니다. 손떨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으므로 손으로 들고 보기에도 무척 좋은 쌍안경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만듦새

쌍안경을 처음 잡으면 우선 드는 느낌은 상당히 작고 가볍다는 것입니다. 크기는 한 손에 잡힐 정도로 작고 무게(485g)도 루프프리즘을 쓴 30mm급 쌍안경 수준으로 포로형 쌍안경으로는 무척 가볍습니다. 만듦새도 제법 좋아 보입니다. 플라스틱 몸체를 별다른 장식 없이 고무로 둘러싸고, 한쪽엔 회사 이름을, 다른 한 쪽에는 제품 이름을 양각으로 새겨놓았습니다. 고무와 외부에 드러난 플라스틱 몸체는 색이 비슷하고 모두 무광처리되어 특별한 이질감 없이 잘 어울립니다. 

 

두 경통 사이에 자리잡은 커다란 초점조절 노브는 좀 빡빡한 편이지만 쓰다보면 다소 부드러워집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문제가 없겠지만, 겨울엔 윤활제가 굳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힌지는 약간 느슨하다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목에 걸고 휴대하거나 관측 중에 풀릴 정도는 아니지만, 가방에 넣고 다니다 꺼내면 눈 사이의 간격을 새로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조절할 때의 움직임은 무척 매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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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컵을 완전히 밀어넣었을 때와 전부 뽑았을 때의 비교, 스트랩 고리 위치 )

 

접안부의 롤업 아이컵은 굉장히 좋습니다. 단계 구분은 없지만 마찰력이 적당해서 중간 아무 곳에서나 멈춰도 잘 고정이 됩니다. 거친 느낌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돌아가고요. 웬만한 중급 쌍안경만큼이나 조작감이 우수합니다. 시도 조절장치는 오른쪽에 있습니다. 걸림 없이 부드럽게 돌려서 맞추는 형태이고, 한 번 맞춰 놓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잘 고정됩니다.

 

초점 조절 범위는 좀 좁습니다. 시력이 많이 나쁜 경우, 안경을 쓰면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경 없이는 무한대 초점을 맞추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력이 0.1 정도인 근시라면 별다른 교정 장치를 쓰지 않을 경우, 무한대 초점을 간신히 맞출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력이 조금만 더 나쁘다면 안경 없이는 먼 풍경에 초점을 맞출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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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을 거는 고리는 쌍안경 양 옆에 있는데, 위치 선정이 탁월합니다. 목에 걸고 다닐 때 안정적으로 고정이 됩니다. 

 

삼각대에 고정하기 위한 장치가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다만 6배이면 손으로 오랫동안 들고 보아도 흔들림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활방수가 지원되므로 날씨에 큰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새 제품 특유의 고무 냄새는 좀 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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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품으로는 가방, 네오플랜 스트랩, 스트랩에 연경할 수 있는 접안렌즈 덮개, 분리형 대물렌즈 덮개입니다. 스트랩은 약간 푹신하면서도 탄력이 있어서 편합니다. 가방은 지퍼로 여닫을 수 있고 어깨끈을 따로 달 수 있으므로 야외에서 휴대하기 편리합니다. 접안렌즈 덮개는 스트랩에 연결하면 분실할 염려가 없습니다. 대물렌즈 덮개는 분리형이라 잃어버리기 쉽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광학부

광학성능은 가격을 감안할 때 제법 우수한 편입니다. 기본 사양이나 실제 관측성능 모두 가격 대비 우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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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렌즈와 프리즘, 접안렌즈의 코팅)

 

코팅은 전체 광학면에 다층막 코팅(Multi-layered coating)을 적용하였습니다. 코팅 색은 렌즈와 프리즘 모두 녹색 계열입니다. 코팅 품질은 양호한 편이지만, 발수, 오염 방지 같은 기능성 코팅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광로 설계는 잘 된 편입니다. 실측 구경은 30mm로 내부 차폐가 생기지 않습니다. 프리즘은 Bak4 소재로 사출동공이 깔끔한 원형으로 떨어집니다. 

 

프리즘의 잡광 차단 설계는 BW2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대물렌즈 쪽에 조리개가 있고, 프리즘 뒷면을 검은 금속판으로 가렸습니다. 프리즘 옆면은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쌍안경 내부에서 산란된 빛이 유입되어 상의 대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지만, 보급형 기종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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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을 고정해주는 부품, 은색 표면이 그대로 드러나 내부 반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차폐 설계보다는 프리즘을 고정해주는 부품에서 보입니다. 별다른 반사 방지 처리 없이 금속 표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요, 역광 상황에서 상의 품질을 악화시킬 공산이 큽니다. 보급형 제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입니다(렌즈 주변부에 반사방지를 위해 검정색 칠까지 했으면서, 프리즘 상자는 이렇게 그대로 둔 것은 잘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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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안부에서 본 모습입니다. 사출동공은 깔끔한 원형입니다. 잡광 차단은 괜찮은 편이지만, 우수하다고 평하긴 어렵습니다. 실제 관측에 크게 방해가 되진 않지만, 프리즘 상자 내부와 외부가 뚜렷하게 구분될 정도의 밝기 차이를 보여줍니다. 프리즘 상자 바깥 부분에도 반사 방지 처리가 되지 않은 금속 부품이 눈에 띱니다.

 

접안렌즈 지름은 21mm에 아이릴리프도 21mm입니다. 제법 긴 편으로 안경을 써도 편안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시야는 실제 시야 8도, 겉보기 시야 48도입니다. 넓진 않지만 무난합니다. 중심상의 선명도가 뛰어나고, 주변상도 비교적 선명하게 유지되는 선에서 적절하게 타협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시야 8도이면 돌고래자리와 거문고자리는 전체가, 카시오페이아 자리는 절반 정도가 한 시야에 들어옵니다. 실제 관측 시의 시야도 그림과 거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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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야 8도로 관측할 수 있는 범위)

 

초점은 3m 거리에서부터 맞출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가까우면 용도가 넓어지겠지만, 포로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난합니다. 포로형 쌍안경은 양쪽 눈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너무 가까운 대상을 관측하면 양안 합치가 되지 않고, 눈이 쉽게 피로해집니다. 

 

관측 성능

중심상과 주변상 모두 양호합니다. 저배율 포로형 쌍안경답게 중심상은 무척 날카롭습니다. 선명한 영역은 중심에서부터 60% 정도까지입니다. 60~80% 영역은 중심부보다는 덜 선명하고, 80% 바깥 영역은 빠르게 흐려집니다. 실제 사용을 하면 선명한 영역이 넓고, 80%까지는 완만하게 품질이 저하되므로 화면 전체가 제법 괜찮은 화질을 지녔다는 인상을 줍니다. 아래 사진은 어포컬 사진인데, 실제 관측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왼쪽은 코와 프로미나 8x42쌍안경이고, 오른쪽이 옵티크론 사바나 6x30입니다. 프로미나가 더 우수하지만 가격대가 훨씬 높은 중급기라는 점을 고려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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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포컬 사진. 코와 프로미나 8x42와의 비교 )

 

주변상을 비교하면 BW20 6.5x32보다는 뛰어나고, 훨씬 더 비싼 르폴드 카트마이 6x32(루프프리즘 쌍안경)와 대등합니다(기계적 성능은 카트마이가 뛰어납니다). 옵티크론의 중급기인 트래블러 6x32보다는 떨어집니다. 배율이 다른 쌍안경과 비교하면(주변상), BW22 8x32, BW14 8x25보다는 훨씬 뛰어나고, 솔로몬 EL 10x56보단 약간 못합니다, 코와 8x25와는 비슷합니다(중심상은 코와 8x25보다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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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포컬 사진. 셀레스트론 6x30 LER 파인더와의 비교. 셀레스트론 6x30 파인더는 시야는 좁지만 주변부까지 매우 선명합니다. )

 

소구경 쌍안경이라 색수차는 매우 작습니다. 중심부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고, 최외곽에서는 야간의 밝은 점광원 조명에서 나타나지만 충분히 적습니다. 색수차만 보면 ED 렌즈를 사용한 40mm급 중보급형 쌍안경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광학계를 조금 더 짧게 만들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합니다.

 

야간 관측 시 반사 방지 능력은 나쁘지는 않지만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보입니다. 시야 내에 있는 광원에서는 반사상이 생기지 않고 깔끔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간혹 시야 밖에 있는 광원이 시야 내부에서 겹쳐 보일 때가 있습니다. 프리즘에 적용한 잡광 차폐 설계에 취약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기를 줄이다보니 차폐가 부실해져서 생긴 문제 같은데, 제법 큰 감점 요소입니다. 시야 약간 밖의 밝은 광원에도 다소 취약한 편입니다. 야간 반사방지 설계는 BW22 8x32, BW14 8x25, 솔로몬 EL 10x56보다 못하고, 코와 SV 8x25보단 약간 나은 수준입니다. 

 

아이릴리프가 길어서 안경 쓰고 보기에 무척 좋습니다. 광축도 매우 잘 맞고, 저배율이라 눈이 무척 편안합니다. 6배의 낮은 배율이라 손으로 들고 관측해도 흔들림이 거의 없습니다. 시야는 8도로 넓진 않지만 답답한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실패형 왜곡(Pincushion distortion)이 약간 나타나지만 적은 편입니다. 접안 범위가 넓어서 눈을 조금씩 움직여도 괜찮습니다. 색 치우침은 중립에 가깝고, 광학계의 좌우 품질은 균일합니다. 저배율 쌍안경 특유의 편안한 시야를 느끼기엔 충분한 수준의 품질을 보여줍니다. 

 

구경이 작아서 천체용으로는 적절한 제품은 아닙니다. 별을 훑어보는 정도의 용도라면 훌륭하지만, 관측용으로 진지하게 쓰기는 배율이 낮고 구경도 작습니다. 애초에 구경이 30mm에 불과한 제품이라 천체용으로는 빛을 모으는 능력이 떨어지고, 6배로는 상세 관측에 많이 부족합니다. 대신 흔들림이 적고, 망원경으로는 상대적으로 넓은 편이라 별자리를 간단히 살피는 정도로는 쓸만합니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훌륭한 보급형 쌍안경입니다. 눈이 편안하고 작고 가볍습니다. 광학적, 기계적으로도 뛰어나고, 품질관리 수준도 훌륭합니다. 같은 보급형 시리즈인 BW22 시리즈와 비교하면, 옵티크론 사바나를 조금 더 권할만 합니다(내부 반사 방지 능력은 BW22가 좀 더 낫습니다). 가격이 BW22 8x32의 1.5배 정도로 비싸지만, 충분히 그만한 값어치는 하는 제품입니다. 

 

<장점>

- 선명한 중심상과 양호한 주변부

- 뛰어난 아이컵 조작감

- 긴 아이릴리프

- 충실한 부속품

- 뛰어난 휴대성

- 적절한 스트랩 고리 위치

- 좋은 만듦새

- 낮은 배율(안정감)과 넓은 실시야(8도), 밝은 영상

 

<단점>

- 좁은 초절 조절 범위(시력이 나쁜 경우 한정)

- 야간 관측 시 간혹 생기는 주변부 잡광 유입

- 잃어버리기 쉬운 대물센즈 덮개

- 약간 뻑뻑한 초점조절 노브

- 약간 느슨한 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