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찍어보는 토성입니다.
최근 한 두 달간, 섬이라 그런지 밤만 되면 구름이 가득해져 한동안 망원경을 꺼낼 일이 없었습니다.
6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제주는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동안은 사진을 찍을 날씨를 만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6월 18일)은 간만에 날이 맑아지나 싶더니만, 높은 구름이 지나가는 바람에 충분한 밝기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시상은 그럭저럭 안정된 편이었습니다.
결과가 좋진 않지만 올려봅니다.
왼쪽 사진은 Apex 127 반사굴절망원경에 GSOptics 3배 ED 바로우렌즈를 연결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기는 올림푸스 OM-D E-M5입니다. 30초 정도 동영상으로 찍은 다음 한 장으로 합쳤습니다.
구름이 낀 탓에 고감도(ISO 3200)로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동영상에선 토성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결과물도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그래도 카시니간극과 표면의 띠는 하나 보입니다). 목성에서 썼던 것처럼 5배 바로우 렌즈는 쓰지 못했는데, 확대율을 높이면 너무 어두워져 밝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바로우렌즈 없이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직초점으로 찍었는데도 감도를 1600까지 높였습니다. 그나마 밝기가 밝게 찍혔기 때문에 좀 더 깔끔해 보입니다. 낮은 확대율로 인한 문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사진은 동영상 대신 사진으로 찍은 것입니다. 감도 1600에 노출시간 2초입니다. 토성 본체와 주요 위성 4개가 보입니다. 레아와 디오네, 테티스가 가까이에 붙어있고, 타이탄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장마 사이로 틈틈이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촬영할 생각이지만 언제 기회가 돌아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화성도 함께 촬영하려 했지만, 도저히 조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망원경 구경이 20cm를 넘었다면 집광력을 바탕으로 시도할만 했겠지만, 127mm(실질구경 120mm)로는 곤란했습니다. 7월이 되어야 촬영기회가 올 것 같은데, 그 때는 화성이 서쪽하늘로 옮겨간 이후라 조건이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