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C/2011 L4(PanSTARRS) 혜성 관측 후기(2013.3.16.)

by 창환 posted Mar 17,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visual_impression600_1.jpg

▲ C/2011 L4(PanSTARRS) 혜성 스케치(2013년 3월 16일 19시 10분)


3월 16일, 예상보다 날씨가 좋아서 다시 혜성을 관측하러 갔습니다. 장소는 15일과 같습니다. 높은 구름이 약간 있었지만, 15일에 비해 대기의 투명도가 좋았습니다. 혜성 관측 이래 가장 좋은 하늘이었으니까요. 잘만하면 맨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관측장비는 35mm 쌍안경 대신 76mm 굴절망원경을 준비했습니다.


19시 무렵 관측지에 도착하여 혜성을 찾아봤지만, 15일보다 맑은 하늘임에도 불구하고 맨눈으로는 혜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사진기로 예상 위치의 사진을 찍어 위치를 파악한 다음, 76mm 망원경을 혜성이 있는 곳으로 맞추었습니다. 그 결과.. 귀여운 혜성이 반짝거리며 눈에 들어옵니다. 


망원경으로 본 혜성은 황금빛으로 어스름하게 빛을 내는 코마 가운데에서 별처럼 보이는, 작고 밝은 핵이 노랗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천정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짧은 꼬리도 보였지요. 코마의 지름은 대략 5분 정도 되는 것 같았고, 꼬리의 길이는 대략 20~30분 정도였습니다.


123020378.jpg ▲ C/2011 L4(PanSTARRS) 혜성(2013년 3월 16일 19시 20분)


사진도 굳이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반 카메라로 찍는 것과 큰 차이를 보여주지는 않았으므로, 일반 사진기를 주로 썼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3번의 관측 가운데에서는 가장 깔끔하게 촬영이 되었습니다.


C/2011 L4(PanSTARRS) 혜성은 최대광도가 -1등급에 이르는 혜성으로는 꽤 크기가 작고 꼬리도 짧은 편입니다. 가장 밝은 시점에 태양가 가까워 관측이 쉽지 않고, 지구과 가장 가까워졌을 때에도 1AU 정도로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관측 시점이 봄으로 대기의 투명도가 상당히 좋지 않은 계절이라는 점도 함께 작용한 것 같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밝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0등급이었던 1996년의 햐쿠타케 혜성(C/1996 B2)이나 -2등급의 헤일-밥 혜성(Hale-bopp, C/1995 O1)에 비해서는 상당히 아쉬운 편이죠. 물론 이 두 혜성은 매우 특별한 혜성이긴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햐쿠타케 혜성은 지구로부터 0.1AU까지 접근하였고, 가장 밝을 때에는 한밤 중에도 혜성이 천정 부근에 있어 관측환경이 매우 좋았을 뿐만 아니라 매우 활동적인 혜성으로 꼬리의 길이가 3AU에 이르렀음(혜성 관측사상 꼬리가 가장 길었던 혜성임). 구름이 약간 끼어있고 광해가 있는 하늘에서도 보름달의 3~4배에 이르는 코마를 맨눈으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조건이 좋은 곳에서는 80도에 이르는 긴 꼬리를 볼 수 있었다고 함.

헤일-밥 혜성은 혜성의 핵 지름이 35~60km 정도로 혜성으로는 이례적으로 크고(혜성 가운데 최대급) 활동 역시 활발하였음. 또한 천문박명 때의 고도가 17도로 관측조건 또한 좋았음. 혜성의 절대등급은 -2등급으로 인류 역사 이래 3번째로 밝은 혜성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