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C/2011 L4(PanSTARRS) 혜성 관측 후기(2013.3.11.)

by 창환 posted Mar 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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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11906A.jpg ▲ C/2011 L4(PanSTARRS) 혜성(2013년 3월 11일 19시 5분)


2013년 3월 11일, C/2011 L4(PanSTARRS) 혜성 관측을 다녀왔습니다.

관측장소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있는 화원동산입니다. 낙동강이 공원 서쪽으로 흐르고 있어 서쪽이 트여있어 시야가 좋고, 접근성도 괜찮은 편입니다. 공원 정상 전망대에 올라가면 해발고도는 100m 정도입니다. 


날씨는 맑았고 시정도 15km 이상으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며칠동안 하늘을 덮고있던 미세먼지의 흔적이 아직 남아 지평선 부근은 뿌옇게 흐린 상태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는데, 아직 혜성의 고도가 낮은 시점이라 지평선 부근으로 깔린 미세먼지는 상당히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혜성은 근일점을 지난지 하루가 된 시점으로 가장 밝을 때이지만, 관측 시점의 고도가 5도 내외에 불과하므로 관측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이죠.


관측 장비는 구경 35mm 쌍안경과 일반 디지털 카메라, 적외선 촬영용으로 개조한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하늘이 밝을 때 관측을 해야했으므로, 따로 천체망원경을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관측 결과부터 말하면, 쌍안경으로는 혜성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반 사진기로도 촬영에 실패를 했고.. 적외선 촬영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카메라에서만 흐릿한 흔적을 남기는 정도였습니다. 19시 5분~6분에 촬영한 2장의 사진에만 찍혀있었죠. 그 결과물이 위에서 보는 사진입니다.


출발 전부터 지평선 부근에 있는 먼지가 걱정이 되었는데, 예상대로 관측에 심각한 장애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적외선 사진기로 촬영이 가능했던 건, 적외선의 파장이 길어 대기 중에서 산란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런 특성은 연무가 낀 날의 촬영에는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가시거리가 가시광선 영역으로 볼 때보다 훨씬 길어지는 것이죠. 이번 관측에서도 이 장점이 크게 작용했고요.


봄철이 되면 대기의 투명도가 떨어지는 날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혜성의 고도가 더 높아질 때까지, 2~3일 정도 더 기다려야 원활한 관측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12~13일은 11일보다 고도가 꽤 높아지지만 비가 예보되어 있어 관측이 곤란할 것 같고, 비가 먼지를 씻어내고 구름이 걷히는 15~16일 정도가 되면 비교적 괜찮은 관측환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북반구에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혜성의 고도가 낮아 멋진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맨눈으로 위치 확인이 가능하고 쌍안경으로는 1도 정도 길이의 꼬리가 보인다는 정도. 적도에 가깝고, 날씨가 더 좋은 곳이나 높고 건조한 산악지대의 관측소에서는 비교적 괜찮게 보인다고 하지만, 다른 곳은 아직 특별한 소식이 없습니다.


혜성의 밝기 자체는 예상보다 훨씬 밝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매우 빠르게 밝아져 -1등급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이 정도면 굉장히 밝은 혜성이죠. 실제로 0등급 정도의 혜성은 고도가 높고 날씨만 좋다면 맨눈으로도 꽤 멋있게 보입니다.


12일, 비가 그친 후, 맑고 깨끗한 하늘이 나타나기만 기다려야겠습니다.


혜성 관측 정보는 여기에.


C/2011 L4(PanSTARRS) 혜성, 자세한 소식!

http://blueedu.dothome.co.kr/xe/14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