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 달 보름만 더 기다리면 3월, 봄입니다.
다가올 2013년 봄에는 밝은 혜성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2011년에 발견되어 지구로 다가오고 있는 C/2011 L4(PanSTARRS)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전의 예측에 따르면, 불확실하지만, 최대광도는 3월 10일경 0~2등급 사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까지의 관측결과를 바탕으로 새롭게 계산해보면 최대 -4등급까지도 밝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 밝기라면 금성과 비슷한 정도로 혜성으로는 굉장히 밝은 편에 속합니다. 예상대로 밝아진다면 겉보기 밝기 기준으로는 1935년 이후 10위 안에 드는 대혜성이 됩니다. 별바라기들을 설레게 했던 1996년의 햐쿠타케 혜성(1등급)과 1997년의 대혜성 헤일-밥 혜성(-1등급)보다도 훨씬 밝은 것이지요. 3월 상순에서 중순, 저녁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할 혜성인 거죠.
그러나 아쉬운 소식도 있습니다. 혜성은 대개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가장 밝아지는데, 이때는 태양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각이 꽤 작다는 점입니다. 즉 하늘이 어두울 때 관측을 하기에는 고도가 많이 낮은 편이지요. 이번 혜성은 저녁항해박명(19시 20분 무렵)을 기준으로 3월 10일은 1~2도, 중순에서 하순에는 3~5도 정도의 고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쪽 하늘에 밝은 불빛이 없고 장애물도 없는 곳을 택해야하죠.
위의 성도는 3월 5일부터 4월 중순까지 저녁항해박명시각, 혜성의 위치를 지평좌표 기준으로 그린 것입니다. 배경의 별과 달은 3월 13일의 모습이구요. 밝기는 IAU/MPC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니 그냥 참고만 하면 됩니다. 보다시피 3월 10일, 혜성이 가장 밝아질 때 항해박명시의 고도는 거의 0도 정도입니다. 지평선 부근에 있어서 웬만큼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핵을 자세히 보기에는 좋지 않은 조건입니다. 다만, 혜성의 꼬리가 잘 발달한다면, 지평선 위로 뻗어나가는 긴 꼬리를 즐길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기할 사항으로는 2013년 3월 13일, 혜성이 초승달 곁을 지나간다는 점인데요, 혜성의 핵과 함께, 달 오른쪽으로 멋지게 드리워진 혜성 꼬리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령 1.3일(한국시 13일 12시 기준)의 달이라 혜성관측에 별다른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고요. 해가 지고 난 다음 서쪽하늘에서 펼쳐지는 보기 드문 천체쇼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대도시에서는 하늘을 오염시키는 가로등과 네온사인으로 혜성의 꼬리를 보기가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세요.
▲ 3월 13일 저녁항해박명 시각, 서쪽하늘의 모습
이번 C/2011 L4(PanSTARRS) 혜성은 2000년 이후로는 두 번째로 밝은 혜성이고 2010년 이후로는 가장 밝은 혜성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월 초, 날씨가 좋고 하늘이 투명하고 깨끗하기만을 기대해야겠어요.
조만간 더 자세한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